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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 女후배 폭행사건 후…"나는 일용직 노동자, 돈 되는 건 다 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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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후배 폭행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배우 최철호가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근황을 공개했다.

지난 7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택배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배우 최철호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최철호는 5평의 방에서 룸메이트와 생활하고 있다. 종량제 봉투를 사는데도 룸메이트의 카드를 사용했다.

최철호는 "(신용 문제로) 카드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 월세나 생활비는 룸메이트 카드로 쓰고 제 아내가 계좌이체를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철호를 삶의 나락으로 빠뜨린 사건은 2009년 후배 폭행 후 거짓 진술을 한 일이었다. 당시 최철호는 MBC 드라마 '동이'의 촬영 현장 근처인 용인에서 연기자 후배와 술자리를 하던 중 시비 끝에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사건이 불거지자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실을 시인,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최철호는 "섭외는 점점 줄고 연기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뭔가를 해야겠다 했는데 동남아 유학관련 사업을 했다대"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대출, 빚도 냈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가 터졌고 멈출 수 없는 상황이었다. 빚을 내고, 빚을 내다가 결국 집을 정리해야 했다. 아내와 애들은 처갓집으로, 부모님은 요양원으로. 연극하는 후배 통해 일용직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철호는 이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부친상을 겪기도 했다. 슬픔 속에서도 그는 '복수해라' 단역 출연 제안을 받고 PC방에서 대본을 숙지했다.

최철호는 "연기생활 하면서 대본을 출력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택배일 5일치 하는 일당이 들어온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해야한다"라고 했다.

그는 22년 전 영화 '접속'에 출연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영화가 흥행하면서 배우로 안착하게 됐다. 그 이후로 방송일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야인시대' 이후 '천추태후', '내조의 여왕' 등의 작품에서 연기력을 발산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최철호는 "당시 순금 트로피를 받았는데 사업이 실패하자 처분해야 했다. 그걸 팔아서 100만 원 조금 넘게 받았다. 아내에게 어쩔수 없었다고 하니 아무말 안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처갓집에 아이와 아들을 보낸 후 최철호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집 앞에 고기와 딸기를 두고 자리를 피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뵐 수 있는 용기가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철호는 "아내는 스물셋에 아무것도 모를 때 결혼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저보다 더 어른스러운 사람이다. 아내에게 아들이 문자를 보냈는데 '엄마 지금이 중요한 게 아니야. 항상 미래를 보며 살아야지'라고 했더라"라고 말했다.

최철호는 가장으로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최철호에게 손길을 내민 사람은 바로 박해미였다.

박해미는 "한두번씩 만나긴 했다. 저도 바쁘다보니 연락을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철호의 근황을 듣게 됐다. 당장 부르자고 했다. 이번에 같이 작업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제 눈에 정말 띄었던 배우고 활동을 못하는게 안타까웠다. 기회라는게 쉽지 않다. 저도 이런 기회가 있었다. 빛을 볼 수 있는 친구이기에 불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최철호는 "더 다짐을 하게 되고 예전같은 나태하거나 안일했던 부분들, 그러지 말자. 절실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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