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내년 1월 1일부터 지주회사 디엘홀딩스와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디엘이앤씨, 석유화학회사 디엘케미칼 등 3개 회사로 새롭게 출발한다.
대림산업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옥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기업분할과 사내외 이사선임 등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고 6일 밝혔다. 이날 전체 주주의 68.4%가 참석한 가운데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에 대한 찬성률이 99.5%를 보였다. 기업분할 안건 승인을 위해선 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대림산업 기업분할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대림산업 분할 안건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ISS는 지주회사 전환이 대림그룹의 기업 가치가 재평가받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대림산업 지분 가운데 36.5%의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 상당수가 권고안을 따를 것으로 전망됐다. 13.0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이달 찬성 입장을 밝혔다.
대림산업은 내년부터 지주사 체제로 바뀐다. 대림산업을 디엘홀딩스와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하고 디엘홀딩스에서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한다. 디엘홀딩스와 디엘이앤씨는 기존 회사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게 된다. 분할비율은 디엘홀딩스 44%, 디엘이앤씨 56%다. 디엘케미칼에 대해서는 디엘홀딩스가 주식 100%를 보유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번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중심의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 재편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기 위해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함께 도입할 방침이다.
지주회사인 디엘홀딩스는 계열사별 독자적인 성장전략을 지원하고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엘이앤씨는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발판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생산성을 혁신하고 디벨로퍼 중심의 토탈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디엘케미칼은 생산설비 증설로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윤활유, 점접착제, 친환경 소재 등 특화 사업에 진출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