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핵심 측근인 고(故) 이경호 당 대표실 부실장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 부실장이 5000억원대 사모펀드 사기 사건을 벌인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부터 복합기임대료 지원 등을 두고 검찰 조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지 3일만이다. 하지만 이 부실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이경호 동지를 보내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네의 영정 아래서 나는 겨우 울음을 누르며 기도만 드렸다"며 "자네 가족께도 드릴 말씀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함께 일하거나 각자의 생활을 하며 20년을 보냈다"며 "자네는 착하고 성실한 동지였다"고 추모했다. 이어 "좋은 날보다 힘든 날이 훨씬 더 많은 세상살이. 자네에게는 더 그랬을 것"이라며 "나도 자네처럼 살가웠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을 뒤늦게 후회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네가 깊게 깊게 사랑했던 고향 땅으로 자네를 보내 드린다"며 "자네와 함께했던 세월, 마음에 간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반포대로 강남성모병원에 차려진 이 부실장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부실장과 관련 의혹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빈소를 떠났다. 전날에는 이 부실장이 전남에 있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급여 형식으로 거액을 수령한 혐의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 부실장은 이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꼽혔던 인사다. 이 부실장은 이 대표의 비서관으로 시작해 이 대표를 10년 이상 보좌한 인물이다. 이 대표가 전남지사로 있을 때 정무특보를 지냈고, 이 대표가 지난 8월 민주당 대표에 취임한 뒤 당 대표실 부실장을 맡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 부실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숨진 이 부실장은 지인의 업체에서 감사로 정식 근무하며 급여를 받은 것으로 금품 수수가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며 "팩트에 근거하지 않는 보도로, 망자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