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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1억에 사택 제공"…삼성·LG 인력 빼가는 中기업들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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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재료 연구개발 전문가 채용. 대졸 이상. 주 5일 근무에 급여는 1억원 이상. 사택 제공. 근무지역 중국.

국내 헤드헌팅 업체 게시판에 떠있는 채용공고다. 근무지는 중국 안휘성 푸양. 어떤 중국 기업의 채용공고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근무지를 고려할 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밀어내고 '세계 1위'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업체 자리에 오른 BOE(징둥팡)로 추정된다. BOE는 중국 정부와 함께 푸양시에 첨단소재 개발 관련 자회사를 세우고 첨단 OLED 재료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中 디스플레이 굴기는 '현재 진행형'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起)는 주춤해졌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 기업들의 공세는 여전히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형 LCD 시장에선 BOE, CSOT 등이 중국 정부의 지원금을 쥐고 '저가 물량 공세'를 펼쳤다. 그 결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TV 패널용 LCD 시장에선 사실상 두 손을 들었다. 두 업체는 대형 LCD 생산 라인을 축소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께면 한국산(産) 대형 LCD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는 LCD에서 프리미엄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LCD엔 더 이상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OLED 산업을 지원하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OLED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성과도 내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OELD 분야에서 그렇다. BOE는 화웨이 등 자국 기업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OLED 패널을 납품했고, 이젠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용 패널 공급을 타진 중이다. 아직 삼성전자와 애플의 품질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지만 '머지 않아' 정식 OLED 패널 공급사로 등록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지난 10월께 중국 언론에서 BOE가 애플의 OLED 패널 공급사로 선정돼 아이폰12 리퍼폰용 패널을 공급하게됐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최근엔 최종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BOE와 CSOT, 대형 OLED 시장 적극 진출
TV용 OLED 패널 분야에선 중국 기업들의 실적이 없다. 현재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LG디스플레이 뿐이다. 중국 기업들은 호시탐탐 시장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연구개발(R&D)은 한창이다. BOE는 지난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WOLED와 잉크젯프린팅 OLED에 지속적으로 투자했고 허페이 파일럿 라인에서 공정·양산효율·비용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내년부터 투자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2위 업체 CSOT는 대형 OLED 진출에 더욱 적극적이다. 지난 8월 실적발표회에서 CSOT의 모회사 TCL의 리동셩 회장은 "내년 중 광저우에 (TV용) 8.5세대 OLED 생산라인을 착공, 18개월 뒤부터 본격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유일한 OLED 패널 생산업체 LG디스플레이와의 '정면승부'를 예고한 것이다.

CSOT는 기술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6월 일본 디스플레이업체 JOLED의 지분 11%를 2270억원에 확보했다.

이처럼 중국 업체가 대형 OLED 시장 진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한국 OLED 인력들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OLED 시장에서 자칫 LCD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국내 대기업 CEO는 "반도체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투입에서 제품으로 나오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리지만 디스플레이는 3~5일 정도면 제품이 나온다"며 "디스플레이의 기술장벽이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을 추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디스플레이업체 관계자는 "대규모 기술 투자를 통해 중국 업체와 격차를 벌리는 방법 밖에 없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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