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네이버가 국내 1, 2위 편의점의 손을 잡고 오프라인 비대면 소비 속으로 발을 뻗고 있다. 편의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 경향이 확산되면서 국내 최대 포털을 택배와 배달 서비스 거점으로 활용하고 나선 결과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편의점 업계 선두 CU와 GS리테일에서 각각 배달과 택배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편의점 CU는 이달 중순까지 네이버의 외식업용 주문·결제 서비스인 스마트주문을 전국 5000점에 도입한다. 올해 3월부터 전국 점포 500여 곳에서 해당 서비스를 시험 운영한 결과, 초기 반응이 뜨거웠던 결과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의 위치를 기준으로 반경 1.5㎞ 이내에 있는 점포의 상품을 스마트주문으로 배달비 3000원과 함께 결제하면 CU 점포에서 배달해준다.
지난달 CU의 네이버 스마트주문 서비스 이용건수는 서비스를 시작한 3월 대비 315.9% 뛰었고, 주문 금액도 389.8% 증가했다.
스마트주문은 별도 앱(운영프로그램) 없이 포털 검색만으로 이용할 수 있고, 네이버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도 사용할 수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네이버에 점포가 검색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고객에 대한 노출도를 높일 수 있고 수수료 역시 업계 최저 수준으로 점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가맹점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네이버에서 택배 예약과 결제까지 한번에 할 수 있게 서비스를 만들었다.
GS리테일은 네이버와 협업해 편의점 택배 예약부터 결제까지 네이버에서 진행할 수 있는 택배서비스를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네이버페이 결제를 통해 편의점 택배의 비대면화를 이끌어냈다고 GS25는 전했다. 그동안 인터넷 웹사이트이나 모바일 앱으로 택배 배송 예약을 했더라도 편의점 직원과 최종적으로 대면해 결제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신규 서비스는 네이버페이로 사전 결제하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네이버에서 'GS25'나 'GS25 편의점', '편의점 택배' 등 키워드를 검색한 후 원하는 GS편의점 점포를 골라 '택배 예약'을 누르면 택배 접수와 결제 절차가 제공된다. 택배 물품의 정보와 배송지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한 뒤 네이버페이로 선결제하면 즉시 택배 예약 번호가 발급된다.
고객은 이후 해당 편의점을 방문해 무인 택배 장비에 발급받은 예약 번호를 입력한 뒤 등록한 택배 중량이 맞는지 측정하면 접수가 끝난다.
택배서비스를 담당하는 GS네트웍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 비대면 방식인 택배를 이용해 물건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고거래 이용자와 지역 중소상공인들이 좀 더 손쉽게 사용하도록 예약 페이지의 접근 동선을 개선하고 노출을 확장하는 방안을 네이버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소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네이버가 오프라인 편의점 점포의 비대면 서비스를 이끄는 모습이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영역의 강자로 자리 잡은 네이버가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수만개의 점포를 거느린 편의점을 닻으로 삼아 소비자 생활 속으로 녹아들고 있다.
네이버는 파트너사들을 늘려가며 유통사업 영역 확장에 돌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CJ그룹과 상호 지분을 교환하며 '혈맹'을 맺었다. 자사 오픈마켓 서비스인 스마트스토어와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연계하면서 소비·물류 처리 역량 개선과 데이터 통합 분석 능력의 비약적인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쇼핑과 라이브커머스를 거느린 네이버가 비대면 소비 시대의 승자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4분기는 연말과 크리스마스가 겹치면서 연간 전자상거래 거래액의 30~35%까지 집중되는 최대 성수기"라며 "이번 성수기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첫번째 네이버의 커머스 성수기가 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이 한국은 네이버가 주체가 돼 쇼핑 플랫폼에 라이브방송을 추가하여 이커머스 생태계를 확장 중"이라며 "중국의 경우 2017년 라이브스트리밍이 본격화된 후 이를 통한 구매액이 지난해 온라인 쇼핑의 5%까지 늘었는데 올해는 10%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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