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03일(05:0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기업들의 상장 추진이 계속되고 있다. 여전한 K-뷰티 인기에 최근 국내 공모주 시장의 훈풍도 더해지며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화장품 기업들이 흥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IPO 시장에서 화장품 기업은 중국의 ‘한한령’ 여파로 한동안 주춤했다. 지난해에는 상장한 화장품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화장품 수출이 타격을 입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누적 화장품 수출액은 약 68억9000만달러로 이미 지난해 총 수출액(65억4000만달러)을 넘어섰다. 여기에 공모주 열풍도 힘을 보태며 화장품 기업들은 속속 IPO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해 먼저 IPO 포문을 연 기업은 엔에프씨다. 화장품 소재 개발 기업 엔에프씨는 공모절차를 마치고 2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 회사는 최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과 생산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완제품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일본산 수입에 의존하던 이산화티탄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산화티탄은 자외선 차단제에 주로 들어간다. 증권가에서는 엔에프씨를 K-뷰티의 숨은 일등공신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폭락 탓에 상장 계획을 한 차례 접었지만 재도전에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모두 흥행했다.
엔에프씨 후발주자로는 선진뷰티사이언스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외선 차단제, 피부관리 화장품, 색조 화장품 등에 들어가는 원료를 만든다.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일정을 확정했다. 내년 초 상장이 목표다. 로레알과 샤넬 등 글로벌 화장품 제조사를 주 거래처로 확보하고 있다. 원료 분야에서 국산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유재석 화장품’인 메디큐브로 유명한 에이피알도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이 회사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612억원,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53% 올랐다. 지난 9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내년 상반기 상장도 가능할 전망이다.
‘꿀광 마스크’로 알려진 화장품 제조사 지피클럽도 IPO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기업에 선정됐다. 2018년 말에는 골드만삭스로부터 7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상장에 앞서 올 상반기에 지정감사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화장품 유통기업 제이에스글로벌이 지난 8월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둔 상태다. 엠플, 필러 등을 만드는 회사인 울트라브이도 최근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며 IPO 준비에 착수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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