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달은 무료라더니 나도 모르게 유료로 전환됐어요.” “딱 한 번 접속 이력이 있다고 환불을 거절당했습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멜론 등으로 대표되는 구독형 서비스에 단골로 쏟아지는 민원이다. 내년부터 구독경제 사업자는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하기에 앞서 최소 1주일 전 소비자에게 알려줘야 한다. 가입자가 정기결제를 해지할 때는 사용분을 뺀 나머지 금액은 환불해줘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3일 구독경제 이용·결제와 관련한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을 발표했다. 구독경제는 마치 신문을 구독하듯 정기적으로 이용료를 결제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말한다. 넷플릭스, 왓챠, 밀리의 서재, 멜론, 플로, 틴더 등이 대표적이다. 쿠팡의 ‘로켓와우’, 옥션·G마켓 ‘스마일클럽’, 네이버 ‘멤버십 플러스’ 등 쇼핑 분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1~2개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 뒤 유료 결제로 자동 전환하는 방식을 많이 쓴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앱에 접속하지 않았는데 안내 문자 한 통 없이 5년간 이용료가 청구됐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금융위는 내년 초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과 ‘신용카드가맹점 표준약관’ ‘금융결제원 CMS(출금자동이체) 약관’ 등을 고쳐 이런 민원을 차단키로 했다. 우선 서비스를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하거나 할인 이벤트를 종료할 경우 최소 7일 전에 서면, 음성 전화, 문자 등으로 소비자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가입 당시 “향후 유료로 전환된다”고 알렸더라도 유료 전환 7일 전에 다시 알려줘야 한다.
가입은 쉽고 해지는 어렵게 하는 꼼수도 막는다. 업체들은 가입과 해지 경로를 같은 화면에서 보여주고, 해지 신청은 정규 고객상담 시간 이후에도 가능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용자가 정기결제를 해지할 때는 이용일수 또는 회차에 해당하는 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은 돌려줘야 한다. 이용 내역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한 달치 요금을 물리고 환불도 거절해 온 대다수 업체의 관행이 부당하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구독경제 사업자들은 직접 카드 가맹점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결제 대행업체의 하위 사업자로 등록하고 있다. 금융위는 카드사로 하여금 해지·환불 관련 민원이 빈발하는 구독경제 사업자에 대해서는 카드 거래 계약을 끊을 수 있다는 내용을 표준약관에 넣기로 했다. 결제 대행업체도 소비자에게 거래 조건 고지가 부실한 구독경제 사업자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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