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아예 전시를 포기했을 텐데, 온라인 가상전시 기술이 깜짝 놀랄 만큼 발전한 걸 알고는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바이어까지 부를 수 있는데도 비용은 절반밖에 안 들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올림플래닛과 함께 내년 1월부터 서비스하는 V-타워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초고속으로 진화한 첨단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기술의 백미다. 오프라인 전시관의 모습과 기능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재현해 시공간 제약 없이 전시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코엑스, 킨텍스 같은 오프라인 전시장을 온라인 가상공간에 똑같이 구현한 것은 국내외에서 처음 시도된 일이다.
코로나 시대 뉴노멀의 꽃 ‘V마이스’
실감형(XR) 기술로 구현한 V-타워는 온라인·가상 공간의 마이스행사를 통칭하는 V마이스의 한 갈래다. V마이스는 코로나19 사태로 불붙은 비대면 비즈니스 열풍을 타고 급부상한 마이스의 뉴노멀 중 하나. 가장 간단한 V마이스가 줌 등을 이용한 화상 회의라면 좀 더 진보한 게 웨비나(웹+세미나)이고, 여기서 한 차원 더 진화한 게 인공지능(AI),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등 첨단기술을 총동원해 만든 플랫폼형 V마이스다. V-타워가 바로 이 단계다.V마이스는 인포마, 리드 등 그동안 오프라인 시장을 주도하던 글로벌 전시주최 회사들이 속속 가상전시회로 전환하면서 발전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9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는 낮은 단계의 가상전시 플랫폼을 활용해 온·오프라인 행사를 하이브리드 형태로 열렸다. 또 세계 1위 전시회사 인포마는 11월 아시아 최대 뷰티박람회 코스모프로프아시아를 가상 이벤트로 열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를 ‘올 디지털’ 행사로 전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온라인 가상전시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몰입감 높인 실감형 3D 가상공간 V-타워
V-타워는 플랫폼형 V마이스 중에서도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온라인 가상공간에 실제 전시장을 ‘영화 실사판’처럼 구현해 낸 게 다르다. 지금까지 2차원(2D) 수준에 그친 국내외 온라인 전시회와는 다른 3D 기술이 핵심이다. 가상 전시장이 있는 건물부터 풀 3D로 꾸몄다. 전시관도 기업과 제품 정보를 입체적으로 제공하는 3D 홈페이지, VR 쇼룸 기능을 한다. 권재현 올림플래닛 대표는 “온라인 홈페이지 형태의 플랫폼에는 없는 현장감과 몰입감을 V-타워에서는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제품 정보는 영상과 페이지, 3D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할 수 있다.이뿐만 아니라 실시간 상담예약, 화상상담 등 비대면 비즈니스 상담 기능과 온라인 쇼핑몰, 라이브커머스와 같은 실감형 전자상거래(e커머스)도 할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출품회사와 바이어가 스킨십을 하지 못할 뿐 상상 가능한 모든 전시 기능을 소화해 내는 셈이다.
전시전문회사 T사의 유아·교육박람회에 한 완구업체가 참여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모든 일이 온라인으로 이뤄질 뿐 준비 과정은 똑같다. T사가 V-타워에 꾸며놓은 전시장 부스를 신청하는 게 시작이다. 이어 이 가상부스와 출품 제품을 3D 그래픽으로 디자인해 배치하고, 디지털 브로슈어를 가상 부스에 올린다. 참관자는 클릭 몇 번으로 이 부스에 전시한 3D 완구 그래픽을 360도로 돌려보며 관찰할 수 있고, 디지털 브로슈어를 열어 동영상 시연도 감상할 수 있다.
V-타워의 또 다른 장점은 시간, 공간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전시장은 정해진 기간에만 행사를 열 수 있다. 이에 비해 온라인 가상전시장은 1년 365일, 24시간 전시가 가능하다. CES가 온라인 행사의 장점을 살려 전시·상담기간을 행사 종료 후 30일까지로 연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 입장에선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쉬워진 접근성도 대표적 장점 중 하나다. V-타워 가상전시장은 PC와 모바일, 태블릿, 헤드셋 등을 이용해 웹이나 앱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