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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내각, 골드만삭스 지고 블랙록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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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에서 ‘월가의 대표주자’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뜨고 있다. 블랙록을 거친 인사들이 바이든 내각에 발탁되면서다. 과거 워싱턴에서 선호했던 월가 인사는 주로 골드만삭스 출신이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에선 그 자리를 블랙록이 차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브라이언 디스 블랙록 지속가능투자 책임자(42)가 내정됐다고 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달 말 디스가 국가경제위원장에 발탁됐다고 전했다. 디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경제부위원장과 예산관리국(OMB) 부국장을 지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땐 미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구제금융을 주도했다.

이날 재무부 2인자(부장관)에 지명된 월리 아데예모 오바마재단 회장(39)도 오바마 정부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 등 공직 경력 외에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비서실장, 블랙록 선임고문 경력을 갖고 있다. 톰 도닐런 블랙록투자연구소 의장도 바이든 측으로부터 중앙정보국(CIA) 국장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고사했다고 NYT가 최근 보도했다. 도닐런은 오바마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WSJ는 “블랙록이 바이든 정부에서 ‘월가의 플레이어’로 뜨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블랙록이 워싱턴 권력으로 가는 월가의 주요 관문 위상을 굳혔다”고 평가했다.

과거 미 행정부에선 골드만삭스 출신이 득세했다. 최근 4명의 재무장관 중 3명이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장관인 스티븐 므누신을 비롯해 초대 국가경제위원장인 게리 콘도 ‘골드만삭스 맨’이다. 하지만 바이든 내각에선 아직까지 골드만삭스 출신이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블랙록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바이든 내각에 발탁된 블랙록 출신은 순수 금융인이 아니라 ‘오바마 사단’이면서 블랙록을 거쳤다는 게 공통점이다.

블랙록은 7조8000억달러를 굴리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WSJ와 블룸버그통신은 블랙록 같은 월가 인사 등용을 통해 바이든 정부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완화될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경기를 회복시켜야 할 바이든 당선인 입장에선 정부와 시장을 모두 경험한 인사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또 인수합병(M&A) 등 투자은행 업무에 집중돼 ‘월가 탐욕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골드만삭스와 달리 블랙록은 자산운용 중심이어서 국민들의 거부감도 적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 진보 진영에선 월가 재직 경력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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