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주식시장에서 전통산업들이 제대로 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출현하면 이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결과다. 이럴 때일수록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 투자 대상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 ‘열린 경제’와 함께 전통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으로 미국의 지방은행주를 제시한다.
글로벌 경제가 ‘봉쇄’를 떠나 열린 경제로 복귀하는 시기는 결국 오고야 말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 사이클에 강한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그간 과도하게 하락했던 장기금리가 조금씩이나마 반등할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수많은 전통산업 중 미국 지방은행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방은행이야말로 기업가치가 경기 사이클 변화와 연동돼 움직이면서도 금리 상승에 따른 혜택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가치가 대출 규모 대비 부실자산의 비율로 결정되는 업종 특성상 실물경기 호전은 당연히 지방은행에 우호적인 요인이 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변수는 금리의 상승 반전 가능성이다. 그동안 지방은행 주가가 장기간 S&P500 지수 대비 저조했던 데에는 장기금리 하락 속도가 너무 빨랐던 영향이 컸다.
장기투자 대상으로 미국 지방은행 업종은 중요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 비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2010~2019년 미국 지방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5배 수준이었다. 그런데 올해 예상실적 기준 PBR은 1배를 살짝 밑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실물경기가 점차 호전되면서 부실 대출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다면 미국 지방은행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강력한 투자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지방은행 업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대표적 글로벌 ETF로는 ‘SPDR S&P Regional Banking ETF(KRE US)’를 꼽을 수 있다. 이 ETF는 ‘S&P Regional Banks Select Industry Index’를 추종한다. 투자대상 지방은행은 120개가 넘는다. 이 ETF의 특징은 과거 12개월 기준 배당수익률이 2.9% 수준으로 양호했다는 점이다. 경기 사이클의 호전 및 금리의 바닥권 확인을 기대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자에게 미국의 지방은행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김도현 <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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