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 총액이 14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제도 도입 이후 37배 가량 성장한 규모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기업 신용공여의 양적 성장은 이뤄냈지만, 질적 성장이 부족하다며 종투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 따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경고했다.
1일 금감원이 발표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기업 신용공여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 총액은 14조2706억원으로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3년 말 3865억원보다 37배 불어났다.
2013년 3865억원에 불과했던 기업 신용공여 금액은 2014년 7743억원으로 2배 가량 불어나더니, 2015년 2조851억원, 2016년 1조9194억원, 2017년 4조8515억원 꾸준히 증가됐다. 이어 2018년에는 처음 10조를 넘어선 10조5751억원을 달성했고, 2019년 14조9372억원, 2020년(6월 말) 14조2706억원을 기록 중이다.
다만 기업 신용공여 총액인 14조3000억원은 종투사 자기자본 40조2000억원 대비 35.5% 수준에 그쳤다. 회사별로는 메리츠증권이 115.8%(4조5958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NH투자증권 45.1%(2조3538억원) 한국투자증권 37.8%(1조8413억원) 신한금융투자 31.5%(1조3421억원) KB증권 24.1%(1조1154억원) 미래에셋대우 22.1%(1조8774억원) 삼성증권 17.3%(8157억원) 하나금융투자 8.2%(3290억원) 등의 순이다.
유형별로 중소기업 신용공여는 7조4000억원이었다. 기업 신용공여 총액의 51.7%를 차지하지만 특수목적법인(SPC)과 부동산을 제외한 순수 중소기업 신용공여는 2809억원에 불과했다.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는 4조7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과 인수금융이 4조3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동산 관련한 금액은 6조원으로 전체의 41.9%를 차지했다. 부동산 가운데 PF 신용공여는 3조3000억원(23%)고, PF가 아닌 부동산 신용공여는 2조7000억원(18.9%)였다.
금감원은 양적으로 큰 폭 성장했지만 여전히 질적 측면에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제도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 신용공여의 질적 측면에서 실질적인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미미하고, 모험자본 공급 등 적극적으로 위험을 인수하는 투자은행 본연의 역할 수행은 다소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투사가 제공받는 인센티브에 상응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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