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들의 티샷을 보면 잘 맞았지만 우측으로 또는 좌측으로 곧장 날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대개 어드레스 때 목표 지점을 잘못 설정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에이밍(목표 설정)이 틀어지면 아무리 좋은 샷이라도 결과는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마추어 골퍼 90%가 18홀 내내 이 에이밍이 오락가락한다는 점이다.
기본 에이밍을 루틴처럼 잘 지키는 게 필수다. 우선 공 뒤에서 클럽을 들어 공을 떨굴 목표 지점을 정한다. 목표 지점이 정해졌으면 그 지점과 자신의 공 사이에 가상 라인을 그린다. 그리고 이 선상에 있는 공 앞 목표물을 하나 선택한다. 공 1~2m 앞의 색깔이 다른 풀과 낙엽, 작은 돌 등이 좋다. 클럽페이스 정렬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 포인트다.
여기까지는 대다수가 잘한다. 문제는 어드레스를 하러 걸어 들어간 다음에 발생한다. 클럽페이스는 이 가이드 포인트에 잘 맞춘다. 하지만 몸은 그렇게 하지 않는 아마추어 골퍼가 많다는 게 수많은 프로암을 경험한 김태훈의 지적이다. 그는 “클럽페이스 정렬에만 신경 쓰다 보니 몸과 공을 떨굴 목표 지점과의 정렬은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무의식적으로 목표 지점보다 오른쪽으로 닫거나 지나치게 왼쪽으로 열어 서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 미세한 차이가 원하지 않는 ‘난사(亂射)’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태훈은 한 가지 과정을 꼭 추가한다. 어드레스 후 가이드 포인트에서 공까지 한 번 더 가상의 선을 긋는 것이다. 그다음 이 가상의 선과 어깨, 무릎, 양 발끝이 11자로 평행한지를 마지막으로 점검한 뒤 샷을 한다. 그는 이 ‘11자 에이밍’ 루틴을 통해 악몽 같던 드라이버 입스도 극복했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목표에 맞춰 클럽페이스를 정확하게 맞춰도 스탠스가 11자로 평행하지 않다면 오픈 스탠스에선 슬라이스, 클로즈 스탠스에선 훅이 나기 마련”이라며 “가상의 11자 선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스틱이나 아이언 등을 공 앞에 두고 연습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사진)”고 말했다. 이어 “필드에서 정렬이 맞는지 마지막으로 점검하려면 왼손을 ‘옆으로 나란히’ 하듯 어깨높이로 평행하게 들어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확인해보면 좋다”며 “공을 떨굴 목표 지점보다 살짝 왼쪽인 게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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