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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과 불이 빚어낸 필연과 우연의 이중주..김희열 도자회화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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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조선시대에는 화공이 도자기에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화공은 흙과 유약을 다루는 도공의 영역을 넘어서지 않았다. 화공과 도공은 각 분야의 일인자일 뿐 두 분야를 겸비할 수가 없었다. 이런 전통은 지금까지도 온전히 이어져왔다. 그러나 도예의 원리를 섭렵한 화가가 이를 그림의 매개로 변환시킨다면 그것은 이전에 없던 창작의 한 분야임을 주목하지않을 수 없다. 그런 창조의 중심에 김희열이 있다." 미술사학자 윤진영이 김희열 화가를 평가한 글이다.

지난 10여년간 도자회화로 회화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화가 김희열의 도자회화전이 26일 경북 칠곡군민회관 전시실에서 개막돼 12월 1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는 그가 선정한 작품 40여점이 전시된다. 도자회화란 도예의 기법과 화법으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



도자회화는 흙으로 만든 초벌 도판(陶板)에 산화 안료로 그림을 그리고, 유약을 입혀 다시 구워내는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도자기의 한 부분에 그려지던 그림이 이제 도자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회화의 한 장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윤진영 미술사학자의 분석처럼 도판에 형상과 색을 올리는 작업은 많은 공력이 필요하다. 김희열의 그림은 붓에서 한 번, 그리고 불에서 또 한 번, 두 번 태어난다. 흙의 물성에 색감과 필치가 동시에 살아나고 가마 속에서 예측불허의 변수를 견뎌야한다. 반복되는 실험과 실패속에서 건져 올린 그의 작품들은 그래서 기존 미술에서는 볼 수 없는 묘한 감동을 준다.

윤진영은 “도자기법은 지필묵 보다 사람들의 감성을 이끌어내는 호소력이 매우 강하다”며 “유난히 도자기의 품격과 그림을 선망하던 우리 선조들의 정서와 미감의 역사도 여기에 힘을 실어준다”고 평했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김희열의 작품에 매료돼 그의 그림에 점점 빠져드는 매니아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칠곡의 외양간을 갤러리로 만들고 화실에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에까지 미술 체험을 선사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창조한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정체모를 행복감과 안온함이 몰려오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위안과 여유 신선함이 번져나온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지금까지 그려 온 많은 자연과 인물이 전하는 서정적 이미지와 길상의 의미를 담은 동물시리즈, 또 다른 고민과 발상이 묻어나는 현대적인 터치의 새로운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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