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가 전국 226개 시·군·구 가운데 경쟁력이 가장 높은 기초 지방자치단체로 평가받았다. 지자체 경쟁력 연구기관인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의 ‘2020년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 평가에서 화성시는 내리 4년간 1위를 했다.
화성시가 1위에 오른 요인을 하나로 압축하면 1만 개를 넘어선 관내 ‘기업의 힘’이다. 이 평가에는 인구 구성, 도시 인프라, 산업 기반, 재정, 생활환경, 복지 등 다양한 요소가 감안되지만 결국 1만여 개 기업과 21만 명 근로자의 활발한 경제활동에 기반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업이 몰려드는 산업도시가 되면서 인구가 늘고 복지와 교육 환경까지 날로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선 것이다. 실제로 화성시 인구는 최근 5년간 해마다 4만~9만 명씩 늘어났고, 재정자립도(66%)도 전국 1위다.
화성시가 인구 100만 명의 ‘밀리언 시티’를 향해 약진할 수 있게 된 데는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컸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사통팔달 교통망에 수도권의 각종 인프라가 시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과 더 가까운 고양·성남·용인·과천·부천 등을 제치고 1위가 된 데는 기업 유치와 관내 산업 발전에 기여한 화성시 고유의 노력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 남양주시나 전남 여수시가 앞서 대한상공회의소의 ‘기업활동 친화성’ 평가에서 월등한 평가를 받으며 지역경제를 키워 나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할 만한 모범 사례다.
‘지역소멸 시대’라는 경고가 나온 지 오래다. 지자체들도 경각심을 넘어 위기의식을 갖고, 지역 간 경쟁도 심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적응하며 극복해 나가야 한다. 한국의 지자체는 어떤 경우에도 파산할 수 없는 법 체제만 믿고 중앙정부 지원을 받는 데 몰두하는 ‘천수답 자치행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식품전문 기업 하림이 본사를 익산시로 옮기면서 전북 지역에 8800억원을 투자한 사례도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정부도 온갖 복지 프로그램에 ‘매칭(분담) 구조’로 빈약한 지방재정을 동원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교부금 배분으로 지자체를 휘어잡는 행태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지방을 ‘관리와 통제’, ‘보조와 시혜’ 대상으로 볼 게 아니라 자립 기반 지원에 집중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 지역 발전과 자립·자치는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로 귀착되며, 그 관건은 기업과 산업의 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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