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로 꼽히는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의 미국 경제 분석을 연재합니다. 이번 글은 '새로운 인플레이션 시대는 시작되는가'라는 제목입니다.
· 1980년대 초반 이후 시작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의 반대말로 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현상) 추세가 일단락됐다고 주장하는 장·단기적 이유가 있다.
· 향후 1~2년이 흘러 코로나 펜데믹이 끝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에 갇혀있던 사람들은 외출하고 싶어 안달이다. 호텔과 항공사들의 수용능력은 감소하고 있지만, 억눌렸던 여행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구매력을 갖고 있다. 근로자 급여보호프로그램(PPP) 지원금의 상당액이 저축 계좌에 쌓여 쓰일 준비가 되어 있다. 경기 회복과 함께 석유 수요가 늘고 물가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도 물가 상승에 기여할 것이다.
· 1980년대 초부터 세계화 등 여러 요인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데 기여해왔다. 중국의 가입과 세계무역기구(WTO)는 인플레이션을 제한하는 세계 무역의 급속한 확장을 가져왔다. 중국 외에도 구소련 국가를 포함한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글로벌 생산 능력을 확대시켰다. 세계적으로 급증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생산성 향상을 촉진했다. 여성 근로자의 경제 참여가 늘면서 세계 경제의 생산능력은 더욱 더 커졌고 이로 인해 물가상승 압력은 낮아졌다.
· 새로운 인플레이션 시대가 밝았다. 탈세계화는 시작됐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미국은 수술용 마스크, 소독티슈, 컴퓨터 부품 등을 수요만큼 충분히 생산할 수 없었다. 이는 공급망을 다양화해야할 필요성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은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 부족의 핵심적인 수혜를 입었다. 많은 사람들은 세계화가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향후 국제 경쟁은 줄어들 것이고 수입에는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다. 값싼 상품의 주요 공급원인 중국은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인구통계, 외국인 직접투자 둔화, 글로벌 인력 증가율 둔화 등 앞서 언급한 다른 요인들도 물가 상승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
정리=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