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도 전기차 시대다. 포르쉐는 지난해 9월 자사 최초로 순수 전기차 ‘타이칸’을 선보였다. 포르쉐의 목표는 친환경 흐름에 맞춰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내연기관차의 주행 성능과 느낌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다. 전기차로 넘어가더라도 슈퍼카 특유의 강점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포르쉐 디자인 ‘DNA’ 탑재
타이칸은 디자인 면에서 기존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넓고 평평하게 디자인한 앞쪽 보닛(차량 앞쪽 엔진룸 덮개), 뒤로 갈수록 경사진 ‘스포티 루프’ 라인은 포르쉐의 대표 준대형 세단 ‘파나메라’ ‘911’을 연상시킨다. 동시에 헤드라이트를 둥근 모양 대신 가로로 길게 디자인하고, 뒤쪽 라이트 바에 포르쉐 레터링을 적용하는 등 타이칸만의 정체성도 선보였다.실내는 새롭게 변화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좌석에 가죽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르쉐 라인업 중 최초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재활용 제품을 인테리어 재료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콕핏(계기반)은 10.9인치 인포테인먼트(차량 내 정보·오락을 제공하는 장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돼 있다. 조수석 디스플레이도 옵션으로 제공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스위치, 버튼 등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컨트롤을 크게 줄였다. 그 대신 터치 및 음성 제어 기능을 강화했다. 트렁크는 프런트, 리어로 나뉘어 있다. 올해 출시되는 ‘타이칸 4S’는 트렁크 용량이 프런트 81L, 리어 407L다. 이보다 높은 트림(세부모델)인 ‘타이칸 터보’와 ‘타이칸 터보S’는 프런트가 81L, 리어는 366L다. 내년 출시 예정이다.
전기 ‘스포츠카’다운 가속력
타이칸은 스포츠카만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구현했다. 최상위 트림인 타이칸 터보S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2.8초에 불과하다. 타이칸 터보도 3.2초 만에 시속 100㎞를 넘는다. 비결은 포르쉐 전기 모터에 들어가는 코일인 ‘헤어핀(hairpin) 와인딩’이다. 이 코일이 스테이터(발전 충전기의 고정 부분)를 감싸면 모터 크기를 유지하면서 더 많은 구리를 결합할 수 있다. 출력 및 토크를 증가시키는 데 유리하다. 최고 속도는 타이칸 터보, 터보S 모두 시속 260㎞다.주행 성능과 함께 안정감도 놓치지 않았다. 4륜 구동 방식을 채택해 미끄러운 도로 위에서도 바퀴에 균등하게 하중을 배분하면서 중심을 잡아나간다. 또 최대 265㎾까지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일상생활 속 제동의 약 90%를 실제 브레이크 작동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고속 충전도 가능하다. 타이칸은 400V 전압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존 전기차와 달리 800V를 최초로 적용했다. 급속 충전 네트워크의 직류(DC) 에너지를 활용한 덕분에 최대 100㎞ 주행 가능한 수준까지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분이다. 배터리 5%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는 22분30초가 걸린다. 100%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4S 기준 289㎞다.
‘운전하는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다양한 주행 모드도 지원한다. ‘레인지’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네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개별’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시스템 설정이 가능하다. 가격은 타이칸 4S가 1억4560만원이다. 타이칸 터보, 타이칸 터보S는 각각 1억9550만원, 2억336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