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공제회는 국내 기관투자가 중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추구 성향이 강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건설 근로자의 생활 향상을 위해 설립된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2017년 말 3조4775억원이었던 운용자산(AUM)은 지난 8월 말 기준 약 4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2월 취임한 이위환 건설근로자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CIO·사진)은 수개월째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 한화손해보험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며 주식, 채권 투자 경험을 쌓았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 런던에서 일해 국제금융 시장 흐름에도 밝다.
이 본부장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전체 자산에서 6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채권과 10% 수준인 주식 비중은 장기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며 “저금리 시대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부동산, 인프라는 물론 사모주식(PE), 사모대출(PD) 등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건설근로자공제회의 대체투자 자산 비중은 최근 2~3년 사이 뚜렷하게 늘었다. 2017년만 해도 전체 자산에서 대체투자 비중은 13.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23.9%까지 늘었다. 올 8월 말 기준 공제회가 운용하는 대체자산은 1조원이 넘는다.
그는 “대체투자 자산 중에서는 해당 국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인프라 시설과 민관협력투자개발(PPP)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임차인과 장기 계약이 맺어져 있는 데이터센터와 물류센터 등도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자산”이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기관투자가와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실사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국내 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우량 해외 자산을 차지하기 위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그는 사모주식과 사모대출 상품 투자도 키울 계획이다. 현재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규모는 876억원이다. 해외 사모주식 자산은 전무하다. 국내의 경우 사모주식과 벤처캐피털에 약 2000억원을 투자했다. 그는 “사모주식이나 사모대출 투자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안전한 투자 기회를 발굴하면서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식 비중은 더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 본부장은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해외 주식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거시경제 상황 등을 철저히 분석해 괜찮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때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보험사 경력이 많은 이 본부장은 투자 안전성을 중시한다. 그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물건에 투자하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실물자산은 반드시 현장을 점검한 뒤에 투자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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