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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알리바바·텐센트에 反독점 칼 빼들어…빅테크 플랫폼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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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시 대장주인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최근 10거래일간 9000억홍콩달러(약 130조원) 감소했다. 지난 10일 중국 정부가 ‘플랫폼 경제 분야 반독점 지침’을 내놓은 이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면서 텐센트, 메이퇀뎬핑, 징둥 등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들의 시총도 크게 감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 기업에 대한 견제를 완화할 것이란 기대도 이들의 하락세를 막진 못했다. 규제와 간섭의 ‘무풍지대’였던 중국 빅테크의 생태계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 부처 차원 빅테크 규제기구 출범
파이낸셜타임스는 22일 중국 국무원(행정부)이 ‘반(反)부정경쟁 부처 연석회의’를 출범시키기로 한 사례를 볼 때 중국 정부의 빅테크에 대한 견제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시장감독총국뿐 아니라 공안부, 사법부, 광전총국(언론 담당) 등 사정당국과 금융당국 등이 동참한다는 점에서 이런 움직임이 하루이틀 준비한 게 아니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중국 공안은 빅테크들이 해외 불법 온라인 도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1년 넘게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공안은 불법 도박 사이트 검색, 도박 자금 결제를 위한 허위 매출 등에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점유율은 59%에 달한다. 2위 징둥도 26%다. 온라인 거래가 전체 소매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음식배달 시장에선 메이퇀이 65%, 알리바바 계열 어러머가 27%를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의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사용자는 12억 명으로 아이와 노인 빼면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한다. 텐센트는 전자상거래 2위 징둥, 3위 핀둬둬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이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에선 위챗페이가 8억 명, 알리페이가 7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빅4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공당산 1당 체제를 위협할 잠재 리스크 요인이기도 하다.
묵인했던 지배구조도 감독
중국은 ‘플랫폼 반독점 지침’에서 빅테크의 소유·지배구조까지 재편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지분관계 없이 계약만으로 빅테크들에 경영권을 행사해온 페이퍼컴퍼니인 ‘가변이익실체(VIE)’를 규제하기로 한 것이다. 알리바바 등 빅테크 기업들은 VIE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독점 심사를 피해왔다. 문어발식 확장이 가능했던 이유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VIE 구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도, 단속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VIE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M&A 때도 독점 심사를 받도록 했다.

빅테크들의 시장 지배적 행위들도 적극 규제한다.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에선 텐센트의 위챗페이를, 텐센트와 협업관계인 징둥닷컴에선 알리페이를 받지 않는 ‘거래 차별’, 납품업체에 한 플랫폼만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이선일(二選一)’ 등이 앞으로 금지된다. 당국은 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독점적 행위로 분류하고 이런 정보를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각 업체의 경쟁 우위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빅테크 경쟁력 꺾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연설에서 “AI와 신플랫폼, 온라인 교육과 원격의료 등 비대면 경제를 전면 촉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디지털 플랫폼 분야에서 질서를 잡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홍콩 APS자산운용의 웡콕호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정부는 서너 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길 바라지 않는다. 테크 기업 1000개를 키우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알리바바 같은 거대 기업이 시범 케이스로 한순간에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이 너무 커 당국이 원하는 만큼 규제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크레인셰어스의 브렌든 에이헌 CIO는 “정부가 다른 기업을 대안으로 키운다 해도 빅테크를 하루아침에 대체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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