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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서 딴짓한 트럼프…"다자협의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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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20개국(G2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조기 극복하기 위해 백신을 공평하게 배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일부 국가가 독점해선 전염병을 완전히 종식시킬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G20 정상들은 21일(현지시간) 화상 방식으로 열린 회의에서 “코로나 백신의 적당한 가격과 공정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각국이 사람들의 생명과 일자리, 소득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고, 개발은행들이 각 정부의 코로나 대응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모두를 위한 21세기 기회 실현’이 주제다. 1999년 창설된 G20는 세계 인구의 3분의 2, 경제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다자 협력체다.

정상들은 코로나19 정보를 적기에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기로 했다. 별도로 기후 변화를 포함한 환경 문제를 가장 긴급한 과제로 규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보건 위기로 G20가 시험대에 올랐다”며 “백신 배분 방식을 조율하는 등 세계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힘을 합칠 때만 코로나를 물리칠 수 있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에서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백신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배포를 촉구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등 비대면 경제를 더 활성화시킬 것을 제안했다. 앞서 시 주석은 전날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선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자국 제약사들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현황을 소개했으나 글로벌 협력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내 임기 동안 경제적으로나 전염병 대처에 있어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냈다”며 “백신을 희망하는 미국인은 모두 백신을 맞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 억제 수단으로서 경제 봉쇄를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발언 직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대참시켰고, 버지니아주의 한 골프장을 찾았다. 트럼프는 전염병 대유행에 초점을 맞춘 정상들의 세션에서 빠졌다.

트럼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9분가량 개회사를 하는 동안 ‘개인 업무’를 본 점도 구설수에 올랐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윗에 “대규모의 전례 없는 투표 사기를 보여줄 것” 등의 글을 띄웠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G7(주요 7개국) 등 다자 협의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 왔다. 2018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때 먼저 자리를 떴고, 귀국 비행기 안에서 공동성명을 승인한 적이 없다는 트윗을 올렸다. 작년 프랑스의 G7 정상회의를 앞두고는 참모들에게 왜 이 회의에 참석해야 하냐고 회의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누적 기준 5850만 명, 사망자는 139만 명에 달한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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