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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묶이니 고양 '꿈틀'…김현미 아파트도 수천만원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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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가 오늘(20일)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수요자들이 고양시와 파주시로 몰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덜한 규제를 따라 움직이는 '풍선효과'의 조짐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김포 아파트값은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6·17대책에서 규제지역에서 빠지고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에서 빠져나간 내 집 마련 수요들이 몰리면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집을 매입하려는 수요들이 고양시와 파주시로 급격히 몰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반면 김포시는 매도물량이 급격히 쌓이고 있다. 일부 급매물은 하루 사이에 1000만~2000만원가량 호가가 떨어졌다.
김포시, 급매물 하루만에 10배 이상 늘어…매수전화 '뚝'
김포시 일대에서는 "예상은 했지만 정말 지정됐다"며 당황하는 분위기다. 김포 걸포동 A공인 중개사는 "조정지역 대상 발표 이후 매수문의가 급격히 줄었다"며 "새 아파트들은 그래도 문의가 있는데, 구축 단지들에서는 급매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김포시(통진읍 월곶·하성·대곶면 제외)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된다. 주택을 구입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고 어떤 돈으로 집을 사는지 밝혀야 한다.

김포시는 그동안 비규제지역 효과와 전세난으로 인한 반사효과를 동시에 누렸다. 한국감정원의 통계에 따르면 이번 주 아파트값은 2.73% 뛰면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무려 6.58% 폭등했다. 지난달 김포시의 아파트 매매는 2373건으로, 전달(1729건)보다 37.2% 증가했다. 김포는 정부가 6·17 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을 때 이 규제를 피하면서 7월 아파트 매매가 2310건으로 증가했는데, 지난달에는 이 보다도 거래가 더 많았다.

지난달 김포의 아파트 거래 중 외지인 매입은 1055건으로 전달(701건)보다 50.5% 증가했고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5%였다. 외지인 비중은 전월(40.5%)보다 4.0%포인트 증가해 7월(46.1%) 수준에 근접했다. 외지인 매매 중 서울 거주자 비중은 27.3%(649건), 서울과 경기도 이외 지역 거주자의 비중은 17.1%(406건)였다.

풍무동의 B공인 중개사는 "신축이거나 높은 가격의 아파트들의 경우는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라면서도 "중저가 아파트들에서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김포지역에 급매물로 올라온 아파트는 모두 69건으로 집계됐다. 전날(4건)보다 10배 이상이 늘었고 이달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고양, 파주로 이동하는 전세난민
김포시에서는 부동산 열기가 차갑게 식었지만, 고양시와 파주시의 분위기는 다르다. 고양시에서는 가계약금을 높게 주거나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깜깜이 계약'까지 나오고 있다. 고양시 역시 조정대상지역이다. 김포와 다르게 기존에 인프라가 갖춰져 서울접근성이 더 낫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올랐다고 본 수요자들이 찾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는 동네로 최근 유명세를 탔던 일산서구 덕이동 아파트들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고 하루만에 3000만~4000만원가량 호가가 오른 매물까지 등장했다. 덕이동 일산파밀리에 4단지 전용 84㎡의 경우 지난 11일 4억85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나와있는 매물들은 5억원을 넘어섰고, 그나마도 집주인이 매물을 거두는 중이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탄현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59㎡도 지난 12일 5억1000만원에 거래가 나오면서 신고가를 썼다. 지난 7월 4억원대를 넘어섰던 아파트값은 4개월 만에 1억원이 넘게 상승했다. 덕이동 C공인중개사는 "10월부터 서울에서 매수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이달들어서 집 보겠다는 매수자들이 오고 있다"며 "일대에 중소형이 워낙 드문데다 집값까지 올라가는 분위기라 매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입주를 시작하는 일산동구 식사동 일산자이 2차(802가구)의 경우, 전용 84㎡의 분양권 호가가 7억원을 넘어섰다. 공사중인 일산자이 3차(1333가구)는 전용 84㎡의 분양권이 이달들어 7억383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최근 서울~문산 고속도로까지 개통돼 서울로 이동하는 거리가 짧아지면서 웃돈은 더 붙고 있다. 분양권 호가 중에서는 8억원을 넘기기도 했는데, 이는 분양가(약 5억3000만원)에 비해 3억원가량 붙은 수준이다.
파주시 아파트 전용 84㎡ 사상 첫 8억원 돌파
파주시 또한 만만치 않다. 이미 비규제지역 수혜를 누리고 있었던 파주는 이번 김포의 조정대상지역의 반사효과를 더 누리고 있다. 운정신도시의 대장아파트인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1956가구) 전용 84㎡는 지난 14일 8억65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되면서 일대의 가격대를 새로 썼다. 운정신도시 아이파크(3042가구)의 전용 84㎡는 지난달 7억9423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운정신도시 일대의 매물 호가는 일제히 8억원을 훌쩍 넘겼고, 9억원까지 나와있는 상태다. 일대의 공인중개사는 "운정신도시 일대에 호가가 요 며칠새 수천만원씩 상승했다"며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줄다리가 팽팽하면서 계약이 깨지는 일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무주택 수요자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글로 남기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규제지역을 설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내 집 마련을 하는 선택지를 막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카페나 커뮤니티에는 김포시의 대안을 묻는 질문과 답으로 넘치고 있다.

김포 사우동의 D공인 중개사는 "서울에서 집을 보러온 손님에게 대출 관련 상담을 하다가 이 지역이 조정지역이 될 수 있다고 설명을 해준적이 있다"며 "그 분 입장에서는 다른 곳을 알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김하나 /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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