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이 미국의 유명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 인수에 나선다. 사이먼앤드슈스터는 미 5대 출판사 중 하나로, 유명 소설가 스티븐 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 인기 작가들을 거느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폭로 서적들을 잇따라 펴내 주목받은 회사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뉴스코프가 미국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 등에 이어 사이먼앤드슈스터 인수합병(M&A) 싸움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사이먼앤드슈스터는 워터게이트 사건의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격노(Rage)',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딸인 메리 트럼프의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Too Much and Never Enough)',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 등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다양한 서적을 내왔다.
사이먼앤드슈스터의 모회사인 비아콤CBS는 지난 3월 이 출판사를 매물로 내놨고, 현재까지 6건 이상의 인수 제안서가 접수됐다고 NYT는 전했다. 뉴스코프, 펭귄랜덤하우스 등 인수전에 참가한 회사 가운데 최소 한 곳은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 이상의 거액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한 복수 금융기관들은 인수전에서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코프는 출판사 하퍼콜린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사이먼앤드슈스터 인수에 나선 것은 몸집을 불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NYT는 아마존의 공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출판업계가 '승자 독식'의 구조로 바뀌면서 출판사들이 생존을 위해 규모를 키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코프는 사이먼앤드슈스터의 '간판'을 통해 퇴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회고록 판권을 사들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NYT는 소식통 등을 인용해 사이먼앤드슈스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서적 출판에 경쟁력 있는 제안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