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년 1월까지 최대 15만명이 추가로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코로나19 대응책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 간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연방 정부 차원의 즉각 조치를 촉구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로이터 통신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분석한 결과 내년 1월까지 800만~1300만 명이 추가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사망자도 7만~15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추정했다.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도 지난달 비슷한 추정치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IHME는 추가 조치 없이 현재 상황이 이어진다면 내년 1월까지 누적 사망자 수가 36만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앞으로 두 달 새 11만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미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5만 명을 넘어서면서 세 번째 대유행을 맞고 있다. 존스홉킨스대는 이날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59만4879명, 사망자 수가 24만2811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봉쇄 조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4월 전체 미국인에게 백신이 활용 가능해지길 기대한다면서 제약사 화이자의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허가가 매우 빨리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했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현재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엄중하다며 연방 정부의 즉각적이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인수위 코로나19 자문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당장,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행정부는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모든 미국인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 코로나19 자문단 측은 재확산 억제를 위한 '미국 봉쇄' 구상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코로나19 대응 전략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레그 곤살베스 예일대 교수(전염병학)는 "지난 봄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정부는 사람들이 집에 머물게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지원책을 펴야 한다"고 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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