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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보수집회 주최자들에게 '살인자'라는 표현을 쓴 뒤 후폭풍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살인자라고 했다"고 맹폭을 가했다. 노 실장은 "가짜뉴스"라며 반박했다.
1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노 실장의 '살인자 발언'이 또다시 논란이 됐다. 노 실장은 지난 4일 같은 자리에서 8·15 광복절 집회를 주도한 보수 단체들을 향해 "집회 주동자들은 다 살인자"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이날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당시 노 실장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노 실장에게 "대통령 주변에서 국격을 지켜야 하는 사람이 저급한 언어, 날카로운 언어로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며 "살인자 발언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노 실장은 해당 발언이 "과했다"고 답했지만, 배 의원은 "틀린 것이냐, 과한 것이냐"고 따졌다.
노 실장은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버럭'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노 실장에게 민주노총의 주말 집회 계획과 관련,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 코로나가 확산하면 그 부분은 노 실장 말씀대로 살인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노 실장은 "집회 주동자들이 방역 당국 명령을 지키지 않아 확진자나 사망자가 나오면 비난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이 "어떤 비난이요"라고 물었고, 노 실장은 "제가 지난번에 과하다고 했던 (살인자) 표현을 다시 하라는 말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이 "국민에게 살인자라고 했다"고 거듭 공격하자 노 실장은 "국민에게 살인자라고 한 적이 없다. 어디서 가짜뉴스가 나오나 했더니, 여기에서 나온다. 속기록을 보라"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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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4일 국회 운영위 속기록을 찾아봤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8·15 광화문 집회에서 이른바 경찰의 '재인산성' 사진을 보이며 "우리 국민을 경찰이 버스, 차로 밀어 가지고 코로나 소굴에 지금 가둬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 실장은 "불법 집회이지 않았습니까"라며 "국회의원이 어떻게 불법 집회를 옹호하느냐"고 물었다. 질의 중간에 문진석 민주당 의원도 "도둑놈을 옹호하는 거야"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박 의원이 "불법집회를, 설령 불법집회라 한다고 대한민국 국민이 도둑놈입니까? 이게 지금 대한민국 여당 의원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노 실장은 "8·15 광복절 집회 때문에 우리 경제에 끼친 효과가 성장률만도 0.5% 정도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며 "광화문 집회 때문에 발생한 확진자가 600명이 넘는다"고 했다.
박 의원이 계속 재인산성 사진을 들자 노 실장은 "사람까지 7명 이상이 죽었는데 그것을 지금 옹호하는 거냐"며 "도둑놈이 아니라 살인자입니다, 살인자, 이 집회의 주동자들은"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분들도 다 살인자라는 얘기냐, 에버랜드 가신 분들도, 민주노총도 다"라고 묻자 대답하지 않았다. 노 실장은 결국 "집회의 주동자라고 했다"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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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