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건 사업의 대표 주자격인 아파트는 부족한 국토에서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는 효율적 주거형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5명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아파트와 공동주택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은 대부분 ‘비인간적’ ‘반자연적’ ‘성냥갑’ 같다는 등의 부정적인 시선들이다.
10년간 세계를 누비며 터널과 교량, 댐과 항만, 지하철을 지어온 건설 엔지니어 양동신 씨는 “이런 시각은 편견이자 고정관념”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신간 《아파트가 어때서》에서 “‘낮은 건폐율’과 ‘높은 용적률’의 구조물로 된 고층 아파트야말로 한정된 자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가장 진보적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의 저서 《도시의 승리》에 나온 이야기를 인용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전원주택에 사는 사람들보다 더 적은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는 “결국 1인당 주거면적은 물론이며 녹지 확대 및 주차문제, 환경 보호 등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그런 주거 양식은 아파트 단지와 비교하면 나은 게 없다”고 주장한다. 도리어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에는 각종 유틸리티가 공급돼 전기, 수도, 가스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교통관점에서도 더 많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판상형 아파트엔 1920년대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건축 거장인 르 코르뷔지에가 파리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창한 현대 건축의 5원칙인 필로티, 옥상정원 등이 모두 들어 있다”며 “한국식 아파트는 독특한 방식으로 형성되며 성공한 문화적 건축물이 됐다”고 말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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