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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코로나 팬데믹서 빛나는 '진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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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의 백신 개발 소식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은 오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수렁 속으로 더 깊게 빠져드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유럽과 미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국은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 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다를 기록, ‘총 확진자 수 1000만 명을 넘어선 첫 국가’라는 오명까지 안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코로나19를 첫 번째 해결 과제로 제시하고 대응팀을 구성한 가운데 법무장관 후보로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10월 13일 출간되자마자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책 《미국의 위기: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얻은 리더십 교훈(American Crisis: Leadership Lessons from the COVID-19 Pandemic)》은 뉴욕이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된 상황에서 쿠오모 주지사가 어떻게 전염병과 맞서 싸웠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목차에는 3월 1일부터 6월 19일까지 1차 대유행기 당시 뉴욕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환자, 사망자 수가 일일이 표시돼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처 능력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3월 뉴욕주에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기 시작했을 때 쿠오모 주지사는 신속하면서도 단호하게 주 전역의 비필수 사업장에 100% 재택근무 명령을 내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 내려진 갑작스러운 결정에 주민들은 당황했지만, 쿠오모 주지사는 소통과 신뢰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매일 브리핑을 통해 감염병 확산 상황을 상세하고 솔직하게 전달했다. 패닉 가운데서도 주민들이 주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조치를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섣부르게 전면적인 경제 활동 정상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쿠오모 주지사는 “우리에겐 왕(king)이 없다”고 맞서기도 했다. 뉴욕 주민에겐 정치에 혈안이 된 대통령보다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는 주지사가 진정한 리더처럼 여겨졌다.

뉴욕주는 미국 내에서도 인구 밀도가 가장 높아 자칫 치명적인 감염병의 온상이 될 수도 있었다. 극한의 상황에서 지도자의 현명한 선택과 단호한 결정이 확산을 막아냈고 사람들을 살려냈다. 갑작스러운 팬데믹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도 미증유의 도전에 맞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그렇게 해서 뉴욕주는 미국 전역이 필요로 하는 감염병 대응의 표준과 로드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위기》는 “전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가짜 리더십’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으며 ‘진짜 리더십’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선언한다. 전염병에 맞서 싸운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희생, 타인을 향한 연민과 사랑,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을 이끌어야 하는 순간 지도자에게 수반되는 책임과 고독,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의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 등 위기의 시대에 빛나는 리더십의 요소들은 무엇인지 하나씩 짚어본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닥쳐올 더 큰 위기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각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리더십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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