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할수록 빠른 속도 못지않게 낮은 지연(레이턴시)이 중요하다. 원격진료, 자율주행차, 드론 등 산업 분야는 물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초실감 서비스를 위해선 전달 지연을 최소화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전달 지연을 100만분의 4초(4㎲) 이하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과 SK텔레콤, 우리넷, 코위버와 함께 대전~서울 왕복 430㎞ 구간에서 세계 최초로 초저지연 전송기술을 시연했다. 국제인터넷표준화기구(IETF)에서 마련하고 있는 표준화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네트워크는 전달 경로에서 사용자가 많아지면 처리 속도가 느려진다. 또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전달 중이던 정보가 손실되고, 복구하더라도 정보를 다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지연이 늘어나게 된다. ETRI가 개발한 ‘시간 확정형 네트워킹 기술(DetNet)’은 최대 지연 시간이 노드당 4마이크로초(㎲)를 넘지 않는다. 송수신 양단간 데이터 손실도 발생하지 않는다. ETRI 관계자는 “DetNet 기술을 이용하면 멀티미디어 서비스처럼 빠른 데이터 전송이 중요한 사용자와, 시설 제어계측 등 데이터가 끊겨서는 안 되는 사용자 모두가 만족하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TRI는 지난해 10㎲ 이하의 지연 속도를 보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년 만에 지연 속도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
기존에도 초저지연 통신 기술은 있었지만 회사 내부 등 근거리망(LAN)에 국한된 서비스라는 한계가 있었다. ETRI의 DetNet 기술을 활용하면 전국 규모의 기업망에서도 지연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스마트 공장 운영, 홀로그램 통신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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