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667억원 규모의 지주 주식을 새로 사들였다. 오는 20일 사외이사 후보 선임을 놓고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대결을 시사한 것이다. 아직 지분율은 높지 않지만 향후 노사 대립이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161만6118주(676억원 규모)의 KB금융 주식을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사들였다고 9일 밝혔다. 조합원 6762명의 참여를 통해 조성한 자금으로 장중 매입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기존 1.34%에서 1.73%로 0.39%포인트 높아졌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9.97%)과 JP모간체이스뱅크(6.40%) 등에 이어 5대 주주에 올랐다. KB금융지주의 자사주(5.06%)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4대 주주라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우리사주조합이 공격적으로 지주 주식을 사들인 것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 안건을 밀어붙이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하고 주주추천 이사제를 도입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9월 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인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정식 제출했다.
KB금융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도 주주제안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노사 간 대립이 격해진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이 아직 표대결에서 의미가 있을 정도로는 보기 힘들다”며 “지분의 대다수를 보유한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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