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사학재단이 정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 받은 사실이 적발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이 사학은 채용과정에서 필기시험 문제와 면접 문항 등도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와 배임수재 등 혐의로 이 사학재단 이사장를 비롯해 재단 직원들과 부정 채용된 기간제교사 13명 등 총 22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학재단은 지난 2월 정교사 채용 전형을 진행하면서 일부 지원자들에게 수천만의 금품을 받고 필기시험 문제지 등을 사전 유출한 사실이 적발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13명을 뽑는 이 학교 채용시험에는 총 488명의 지원자가 몰려 3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중 최종 합격자 13명은 모두 재단 측으로부터 답안지를 제공받은 지원자들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 중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된 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행정실장 A씨와 동료 교사 2명 등 총 3명을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 등은 이 사학재단의 2020학년도 정규직 교사 공개채용시험에서 일부 지원자들에게 각각 수천만원씩 받고 필기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시험문제 출제위원에게 개별 접촉해 필기시험 문제와 답안지를 별도로 건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지를 건네받은 지원자 13명은 월등한 성적을 내고 채용 시험에 합격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종 합격자 13명 전원에게 사전에 시험지와 답안지를 건넸고 일부 합격자들로부터는 수천만원 씩 돈을 전달받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나머지 합격자들에 대해서도 금품 제공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사학재단은 과거 수차에 걸친 경기도교육청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자체 시험을 통한 채용 방식을 고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5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으며 현재 재단 관계자 모두를 대상으로 채용비리 가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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