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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대응 나선 화웨이…상하이에 반도체 공장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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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상하이에 미국 기술을 쓰지 않는 반도체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의 허가가 없이는 미국 기술이나 장비를 활용한 반도체를 쓰지 못하는 제제를 받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상하이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상하이 IC연구소와 합작해 신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화웨이는 그동안 반도체 설계만 하고 생산은 대만 TSMC 등에 위탁해 왔다. IC연구소의 전문가들은 신공장의 제조 공정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업계에선 화웨이가 미 제재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축적해 온 재고 물량이 소진되는 시점에 신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경험이 부족한 화웨이는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이 15년 이상 전부터 생산해 온 45㎚(나노미터) 저급 반도체부터 시작한 뒤 내년 말께 28㎚급으로 정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스마트TV 등 사물인터넷(IoT) 제품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이어 2022년에는 현재 5세대(5G) 무선통신장비에 쓰이는 20㎚급 반도체까지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성공하면 미국의 제재 아래서도 통신장비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더 집적도가 높은 반도체가 필요한 스마트폰 사업은 여전히 운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화웨이는 이와 별도로 상하이에 3만명 이상이 상주하는 대규모 연구개발(R&D)센터를 지난 6월부터 짓기 시작했다. 400억위안(약 6조8000억원)을 들여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성능 검증 등 모든 공정을 해결하는 시설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화웨이는 또 중국 토종 반도체 소재·장비업체들에 대한 투자와 발주를 늘리며 독자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콩 번스타인리서치의 마크 리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독자적으로 반도체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비용도 많이 들겠지만 화웨이가 수년 동안 투자를 지속하면 결국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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