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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카 뒤에 숨겨온 '레이싱 본능'…마세라티 MC20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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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의 ‘DNA’는 순수 레이싱카다. 1914년 마세라티 가문의 5형제가 이탈리아에서 경주용 차량 제조 회사를 설립한 것이 마세라티의 시작이다.

마세라티가 106년간의 레이싱카 역사를 잇는 ‘MC20’로 돌아왔다. 설계부터 제작까지 분야별 최고 전문가를 섭외해 개발한 MC20로 마세라티가 ‘레이싱 정체성’을 재정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계·엔진 제작까지 자체 개발
MC20는 레이싱카다운 강력한 주행성이 강점이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2.9초, 최고 속도는 시속 325㎞이다. 비결은 마세라티가 독자 개발한 엔진이다. 마세라티는 F1 파워트레인에 사용되는 기술을 발전시켜 ‘네튜노(Nettuno)’ 엔진을 새롭게 개발했다. 각각의 실린더에 2개의 연소실을 갖고 있는 네튜노 엔진은 여러 개의 화염을 통해 출력을 끌어올렸다. L당 210마력의 출력으로 동급 최고의 V6 엔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MC20는 설계 시뮬레이션 단계에서부터 마세라티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마세라티의 ‘가상 차량 동역학 개발’ 시뮬레이터는 가정할 수 있는 모든 매개 변수를 입력해 불안 요소와 결함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예컨대 운전자가 아침식사로 무엇을 먹었는지를 세세히 분석해 데이터값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이 같은 시스템을 통해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적은 비용으로 최적의 기술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었다는 게 마세라티의 설명이다. 차량 무게도 섀시(차체 뼈대)에 탄소섬유를 적용해 1500㎏ 이하로 제작했다. 이 덕분에 1마력당 무게는 2.33㎏으로 동급 슈퍼카 중에서도 낮은 축에 속한다.

주행모드는 다섯 가지로 구성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기본 주행모드인 GT모드에 젖은 도로에서도 제어력을 잃지 않는 ‘웨트(wet) 모드’, 마른 노면 및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스포츠 모드’ 등을 더했다. 가속성능을 최대화하고 기어변속 속도를 높여주는 ‘코르사 모드’, 모든 제어 기능을 비활성화하는 ‘ESC 오프 모드’도 있다.

디자인·생산과정도 ‘마세라티답게’
MC20의 디자인은 레이싱카의 스포티함을 강조하면서도 사용자의 편리성에 초점을 맞췄다. 차량 밑쪽은 탄소섬유 소재를 드러내 역동성을 강화했고 모서리는 날카롭게 디자인했다. 나비 날개 모양으로 위로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는 차량 승하차 시 걸림이 없도록 설계했다.

실내도 단순하게 디자인했다. 센터 콘솔(좌석 사이에 설치된 상자)에는 주행모드, 기어 선택, 창문 컨트롤러 등의 버튼만 배치했다. 운전대에도 엔진 시동 버튼을 포함한 필수적인 기능만 넣었다.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차량 내 정보 및 오락을 제공하는 장치) 디스플레이는 운전석과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패널)에 두 개 설치했다.

MC20만을 위한 여섯 가지 외장 색상도 선보였다. MC20 첫 공개 당시 적용된 색상인 ‘비앙코 오다체’는 대리석 무늬를 연상시키는 푸르스름한 백색이다. 지중해의 노을빛을 받는 듯한 대리석의 반짝임으로 독특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짙은 파란색과 노란색이 결합된 ‘지알로 제니오’, 폭발하는 화산을 떠올리게 하는 붉은색의 ‘로소 빈첸테’, 유약과 같은 영롱한 파란색의 ‘블루 인피니토’, 짙은 검은색인 ‘네로 이니그마’, 메탈에서 영감을 얻은 회색 ‘그리지오 미스테로’ 등도 있다.

MC20는 마세라티가 2004년 출시한 ‘MC12’ 이후 16년 만에 내놓는 레이싱카인 만큼 생산 과정에서도 브랜드 정체성이 강조됐다. 마세라티 차량을 80년 이상 제작한 이탈리아 모데나 비알레 치로 메노티 공장 라인에서 100% 생산된다. 국내엔 내년 출시된다. 출시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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