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씨(사진)가 일본 롯데 계열사에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의 유일한 승계 후보자로 꼽히는 신씨가 롯데그룹에 입성하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신씨는 올해 상반기 일본 주식회사 롯데에 입사했다. 직책과 업무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사급 이상으로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회사 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자회사로 제과 사업 등을 한다.
1986년생인 신씨는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신 회장 역시 롯데그룹에 입성하기 전 노무라증권과 컬럼비아대 MBA 등을 거쳤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주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국내 경영 현장에 복귀했다. 지난 19일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본사 집무실로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일본에 머무는 동안 롯데 수장으로서 경영 현안을 챙기고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일본 유산 상속 업무를 마무리했다. 이달 11일에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면담하고 일본 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하기도 했다.
신 회장이 국내 경영 현장에 복귀하면서 다가올 롯데그룹의 경영 쇄신 작업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8월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황각규 부회장 후임으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을 임명하는 등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올렸다. 창사 이후 첫 비정기 인사였다.
그룹 안팎에서는 12월 정기 임원인사가 한 달가량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와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그룹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유통과 화학 부문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98.5%, 90.5% 급감했다.
롯데그룹은 전 계열사 임원 600여 명에 대한 최근 3년치 인사평가를 지난해보다 20일가량 앞당겨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초 업무보고를 기점으로 인사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인사는 과거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쇼핑은 최근 기획총괄로 정경운 HQ 기획전략본부장(상무)을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그룹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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