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는 공업도시로서 50년을 넘어서면서 새로운 도시발전 모델을 찾아야 할 때가 됐습니다. 누적된 인적·기술적·도시역량을 재편성해 새로운 구미 50년을 준비하겠습니다.” 장세용 구미시장(사진)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단편적으로 해석돼왔던 도시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보고 성장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구미의 변화를 위한 새로운 접근을 강조했다. 장 시장은 “쇠락한 구미 1산단 같은 경우 철거냐 아니냐의 여부보다 이를 산업유산으로 보고 청년들의 창업공간이자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도시재생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북 경제는 구미가 회생하지 않고서는 살아나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경북에서는 드문 여당 단체장으로 2년을 지냈습니다. 그동안 성과는 어떤지요.“구미는 과거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선두에 있었으나 대기업의 이탈, 산업단지 노후화로 인해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취임 후 지난 2년간 국회, 청와대 및 중앙부처를 발이 닳도록 방문하며 구미의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상생형 구미일자리로 LG화학을 유치했고 올초부터 정부합동 공모로 진행된 산업단지대개조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습니다. 지난해 4월 선정된 스마트산단과 함께 산단 중심의 일자리 창출 및 기업유치 기반을 마련한 셈입니다. 올해 7월 강소연구개발특구로도 선정됐죠. 연구소기업과 첨단 기술기업 설립 및 창업 지원을 통해 지역 산업을 고도화하고 경제활력을 되찾도록 하겠습니다. 또 도시재생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사업, 홀로그램 기술개발 사업 등 정부의 대형 국책사업에 연이어 선정돼 도시발전과 경제회생의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구미와 가까운 의성 군위 지역으로 이전하게 됐습니다. 이와 연계한 구미의 발전전략은 무엇입니까.“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구미와 불과 10㎞ 거리에 건설됩니다. 구미에는 큰 기회입니다. 통합신공항 건설을 계기로 항공물류 인프라가 조성된다면 고부가가치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다양한 기업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G(구미)항공스마트밸리 등 공항 배후지 발전방안을 세우고 있습니다. 통합신공항과 연계한 도시공간 구조 개선, 산업 인프라 재구축, 광역교통망 확충 등 항공, 비즈니스서비스, 물류기능이 결합한 국제물류 허브로 구미를 바꿔 나가겠습니다.”
▷구미는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자 통신 센서 소재 화학 금속가공 등 제조업과 뿌리산업이 강한 곳입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 고부가 제품의 제조기지로 만들자는 의견도 있습니다.“구미에는 주광정밀, 덕우전자 등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뿌리기업과 중견기업이 많습니다. 이런 중견기업이 구미의 변화를 선도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또 최근 주목받는 언택트 기술과 함께 대두되는 실감콘텐츠 분야에서 활용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디바이스 핵심 부품개발은 구미의 장점을 활용한 신산업입니다. VR, AR 디바이스 등 신 전자산업은 스마트폰 핵심 부품과 유사해 과거 모바일 제조기술을 축적해온 구미 기업들이 기술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입니다.”
▷최근에 구미전자정보기술원과 함께 중견기업협의회(GLCC·구미 리더컴퍼니클럽)를 구성했습니다. 구성 배경과 목표는 무엇입니까.“지난해 출범시킨 GLCC는 현재 30개의 구미 중견기업으로 구성된 협력네트워크입니다. 대기업 의존형 경제에서 구미가 자립할 수 있는 신 전자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도전입니다. 기업 간 융합얼라이언스 전략으로 고성장 중견·중소 기업과 스타트업을 키워 구미 경제의 허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