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고(故) 김홍영 검사에게 폭언과 폭행 등을 한 혐의로 고발된 전직 부장검사에 대해 폭행 혐의만 재판에 넘기라고 권고했다.
대검찰청 산하 수사심의위는 16일 오후 2시부터 5시40분께까지 현안위원회를 소집해 심의기일을 열고 이 같은 권고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현안위원 14명의 과반수는 김모 전 부장검사를 폭행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김 전 부장검사의 폭언과 관련한 강요 및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을 내놨다.
이날 수사심의위의 결과에 대해 김 검사 유족 측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족 측은 "위원분들의 결정에 감사드린다"면서 "저희 유족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신뢰한다. 시민들이 지혜로운 결정으로 힘을 실어줬으니, 엄정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심의위의 심의 의견을 존중한다"라며 "증거 관계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게 사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김 전 부장검사를 다시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검사는 지난 2016년 5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발견된 유서에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사의 폭언과 폭행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커졌고, 상사인 김 전 부장검사는 대검 감찰을 받고 해임됐다. 하지만 감찰 당시 김 전 부장검사가 고발되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11월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고발로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가 지난 3월 한 차례 고발인 조사만 하는 등 결론을 내리지 않자, 유족과 변협 측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김 전 부장검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검찰 조사에서 "유족에게 따로 직접 사과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진정성이 의심된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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