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역학조사 방해 혐의를 입증할 만한 근거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확보했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질병관리청에 CCTV 영상자료 요구 행위가 역학조사 방법 해당하는지에 대해 공식 질의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지난 11일 공식 답변서를 통해 "CCTV 자료 요청과 분석은 역학조사 방법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질병관리청의 답변은 앞서 법원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밝힌 사유와 상충된다.
방역 당국이 법원과 다른 판단을 내놓으면서 교회 관련자들의 역학조사 방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확보돼, 수사는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방역 당국의 공식 답변을 받은 뒤, 전광훈 목사가 수감된 서울구치소에 수사관들을 보내 전 목사를 접견 조사했다. 경찰은 목사 이씨와 장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랑제일교회 목사 이모씨와 장로 김모씨는 지난 8월 교회의 CCTV 영상을 빼돌려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22일 이들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영장 기각의 주요 근거 중 하나로 "CCTV 영상자료 제출 요청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같은 법 시행령이 정한 역학조사의 방법에 해당하는지 등을 놓고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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