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16일(17: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사채시장의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금융지주회사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에 잇달아 대규모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신용도가 우량하면서도 연 3%대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 이끌린 개인 자산가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덕분이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졌지만 발행회사가 추가로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1500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462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KB금융지주에 이어 또 한 번 금융지주 영구채가 높은 인기 속에 완판됐다. KB금융은 지난 13일 3000억원을 모집했던 수요예측에서 854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연 3%대 이자 수익을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다. 특히 개인 자산가들이 증권사 소매판매(리테일) 부서를 통해 대거 주문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이번 영구채 희망금리 범위를 연 2.8~3.3%로 제시했다. 영구채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AA-’다. 우리금융이 5년 후부터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어 사실상 5년 만기 우량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용등급이 같은 KB금융의 영구채 희망금리(5년 후 콜옵션 행사조건이 붙은 채권 기준) 역시 이와 비슷한 연 2.7~3.3%였다.
채권시장에선 한동안 저금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금융지주 영구채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상반기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50%로 낮추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높아야 연 1%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량등급 채권 금리도 역시 하락했다. 지난 15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5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평균금리는 연 1.754%로 올 들어 0.23%포인트가량 낮아졌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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