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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36% 뛴 '서학개미 애장품' 테슬라, 그 뒤에는 ESG펀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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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36% 뛴 '서학개미 애장품' 테슬라, 그 뒤에는 ESG펀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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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학개미’들이 가장 사랑한 해외 주식은 테슬라였다. 한국인들의 올해 테슬라 누적 매수액은 87억달러(약 10조원)다. 2위인 애플(49억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지금까지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도 상당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잔액은 14일 기준 42억달러(약 5조원)로 이 종목 시가총액(4298억달러)의 1%에 해당한다. 9대 주주인 골드만삭스(보유 지분 0.98%)와 맞먹는 수준이다.
ESG 종목 담은 ETF 수익률 껑충
연초 테슬라에 투자한 서학개미는 약 436%의 수익률을 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의 비전에 열광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주가를 천정부지로 끌어올렸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출연해 “테슬라 시가총액은 지금의 5배인 2조달러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한 미국의 억만장자 론 배런 배런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인 ‘테슬라 마니아’로 꼽힌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의 숨은 공신으로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를 꼽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수혈하며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의 ESG 상장지수펀드(ETF)는 모두 117개다. 총 510억달러(약 58조원) 규모로 ESG 관련 지표가 우수한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이들 ETF가 사들인 테슬라 주식은 상당하다. 1억1500만달러(약 1300억원)를 테슬라에 투자한 ‘아이셰어즈 ESG 어웨어 MSCI USA ETF’, 5739만달러(약 600억원)를 넣은 ‘엑스트래커 MSCI USA ESG 리더스 에쿼티 ETF’ 등이 ‘큰손’으로 꼽힌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는 2017년에 한 번,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또 한 번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며 “두 시점 모두 ESG 투자 자산이 급증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ESG 펀드의 입맛에 딱 맞는 종목이다. 이 회사가 내세우는 목표는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지구의 에너지 문제 해결’이다. 테슬라는 2015년 테슬라에너지를 출범시켰고 이듬해엔 태양광 발전 업체 솔라시티를 인수했다. 태양광 지붕(솔라루프)을 통해 만든 전기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했다가 전기차를 충전하는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2017년엔 아예 회사 이름을 바꿨다. ‘테슬라 모터스’에서 자동차를 의미하는 ‘모터스’를 빼 버렸다.

테슬라는 강도 높은 ‘ESG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모든 협력사에 탄소배출 저감 실적을 요구할 정도로 지속가능한 생산을 중시한다. 자사 탄소배출권을 다른 기업에 팔아 수익도 내고 있다. 올해 2분기 테슬라가 탄소배출권을 다른 자동차 기업에 팔아 벌어들인 돈만 4억2000만달러(약 4900억원)에 이른다.
테슬라의 뒤를 잇는 종목은
솔라에지테크놀로지스, 징코솔라 등도 ESG ETF들의 ‘머스트 해브(must-have·필수보유)’ 종목으로 꼽힌다. 태양광 인버터를 만드는 이스라엘 기업 솔라에지테크놀로지스는 올 들어서만 주가가 220% 올랐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정부연기금(3.4%)과 ‘인베스코 솔라 ETF’(1.6%)를 필두로 한 ESG 펀드들이 앞다퉈 사들인 영향이다. 태양광 모듈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중국 징코솔라도 마찬가지다. ESG ETF들의 ‘러브콜’에 힘입어 연초 이후 주가가 185% 뛰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ESG 펀드의 힘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는 자신이 집권하면 4년 동안 2조달러를 투입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시대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바이든 후보가 내세운 청사진이다.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의 마이클 솔레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강도 높은 친환경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며 “ESG가 투자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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