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마스크가 이른바 '박스갈이' 수법을 통해 국내에 유통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정부의 별다른 단속이 없는 만큼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저가 외국산 마스크가 이름만 바꿔 국내에서 팔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 13일 보건복지부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 질의에서 중국 알리바바가 홍보 중인 중국 마스크 생산업체 홍보문구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김원이 의원이 공개한 중국 마스크 생산업체 사이트에는 'KF94' 문구가 포함된 상태로 물량에 따라 0.8~2.4위안의 다양한 금액대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었다.
현재 국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국산 KF94 마스크 1개 가격은 대기업 1000원대, 중소업체는 400원대로 다양한 금액에 판매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마스크가 '박스갈이' 등의 형태로 유통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관세청이 마스크를 수입할 때 KF94·KF80 등 식약처 인증이 필요한 의약외품 마스크와 일반 및 일회용 마스크를 구분할 수 없다.
김원이 의원이 전날 관세청에서 제출 받은 '코로나19 이후 중국산 마스크 수입현황'에 따르면 1∼8월 중국산 마스크는 총 1만8562t 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 마스크 중량 6g으로 환산하면 30억장이 넘는 규모다.
김원이 의원이 식약처 국감 질의를 통해 "식약처가 현재 KF94·KF80 등의 표시가 찍힌 중국산 마스크의 수입 현황과 판매 현황을 파악하고 있나"라고 질의하자 이의경 식약처장은 "수입 현황은 식약처로 공식 수입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원이 의원이 "중국에서 들어오는 마스크가 KF94 인증을 실제로 받은 건지, 안 받은 건지 모르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이의경 처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