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SK그룹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20’ 행사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깜짝 등장했다. 이 행사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제안에 따라 올해 2회째를 맞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축하영상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등장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기업 시민론’을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 정신”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ESG를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대다수 CEO가 “ESG는 기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다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기업의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자리잡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 회장은 ESG라는 용어를 경제계에 확산시킨 인물로 꼽힌다. 지난달 22일엔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으로 ESG를 축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이어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숫자로만 우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연계된 실적, 주가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꿈을 하나로 인식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열사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 비중을 50%까지 늘렸다. 계열사 CEO 및 임직원의 인사고과 점수 중 ESG가 절반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매출과 이익이 많이 늘었더라도 ESG 점수가 낮으면 높은 인사고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SK 측의 설명이다.
금융기업 CEO들도 ESG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SOVAC 2020’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목적과 경제적 이익이 결합할 때 기업도 사회도 함께 번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금융그룹은 금융 불평등 해소, 사회와의 협업, 환경 보전 등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ESG에 남다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국민은행 등 모든 계열사가 ‘탈석탄 금융’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채권 인수에 대한 사업 참여를 전면 중단한다는 것이 골자다.
강경민/이선아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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