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5세대 통신(5G) 요금제 개편을 추진하면서 5만원대 이하의 무제한 요금제가 나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5G 상용화 이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가 요금에 대한 불만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이통3사 요금제 담합 원인으로 지목된 통신요금인가제가 지난 5월 폐지 되고 오는 12월부터 유보신고제 도입으로 요금제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 3사는 5G 요금제 개편을 본격 추진 중이다. 그동안 5G 요금제는 망 구축 미비 등으로 품질 논란이 불거진 데다 LTE 대비 고가 요금 탓에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 8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통 3사 측이 "소비자 친화적인 요금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요금제 개편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국감에서 유영상 SK텔레콤 MNO(이동통신) 사업대표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준비해 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인하된 요금제가 머지않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KT가 지난 5일 국감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은 점도 불을 붙였다.
현재 이통 3사의 5G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을 기준으로 구분돼 있다. 월 5만5000원(월 9~10GB 제공)과 7만5000원(월 150~200GB 제공), 8만원(데이터 완전무제한) 이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10.12GB 수준이다.
사실상 '중간 요금제'가 없어 월 10GB~150GB 사이의 데이터를 쓰는 가입자의 경우 불필요한 지출하게 돼 소비자 편익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KT가 최근 내놓은 신규 요금제(5G 세이브·5G 심플)도 '무늬만 저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 5만원대 저가 요금제와 월 8만원 이상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로, 선택권을 늘렸지만 월 4만5000원(5G 세이브)에 데이터 제공량은 5G에 불과하다.
월 8만원(5G 심플)짜리 기존 5G 완전무제한 바로 아래 단계 신규 요금제로는 월 6만9000원 요금에 110GB 데이터를 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이 요금제는 프리미엄 결합할인 혜택이 빠져 사실상 월 8만원짜리 요금제로 소비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12월10일 유보신고제 시행으로 그동안 대부분 비슷비슷한 구성으로 선보였던 요금제에 차별화를 꾀해야 하는 숙제도 떠안고 있다. 유보신고제는 그동안 관행상 사업자 1위인 SK텔레콤이 통신요금을 허가받으면 나머지 사업자도 인가 내용을 따라하는 관행을 없애고 통신요금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신규 요금 출시를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데이터 제공량과 가격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기존 요금제보다는 저렴하고 혜택을 더 많이 제공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다른 이통사와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면 '묵시적 담합' 지적 우려가 있어 차별화된 개편안을 고려 중"이라며 "여려가지 방안을 두고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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