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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이 건축자재업체 에스와이와 손잡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2시간 동안 화재를 견딜 수 있는 클린룸용 샌드위치패널을 개발했다. 반도체공장과 디스플레이공장의 클린룸의 외벽에 주로 사용되는 제품으로 화재를 견디는 내화능력을 기존보다 강화하면서 시공 기간과 비용을 단축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과 에스와이는 2시간 내화성능을 확보한 샌드위치패널을 공동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실물내화테스트는 통과했으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인정서 신청을 앞두고 있다.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1월 중 인정서를 발급받아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는 대형 공장은 화재 발생 초기 확산을 막는 게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중인 외벽용 샌드위치패널 가운데 '내화구조인정'이 가장 뛰어난 제품은 90분을 견딘다. 내화구조인정은 화재 발생시 구조물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화재 확산을 막는 성능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환풍기가 설치된 벽(풍도벽)이 화재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이에 건축법은 풍도벽에 90분 이상 화재를 견딜 수 있는 내화제품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이천 물류창고 화재 등 대형 화재가 잇따르면서 건축물 화재안전의 중요성이 강화되면서 법 기준보다 더 강화된 제품을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에 대형 플랜트 시공 경험이 많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초 국내 샌드위치패널 1위 업체 에스와이와 함께 2시간 내화성능을 갖춘 샌드위치패널 공동 개발에 착수해 최근 기존 제품보다 차열, 차염 성능을 개선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두 회사는 신제품을 클린룸 내부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강제분진테스트와 음압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반도체공장이나 디스플레이공장의 클린룸의 외벽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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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하게 시공해 시공기간을 단축하는 '무하지공법' 개발도 추진중이다. 무하지공법은 패널 벽을 고정하기 위해 각파이프 등 하지철물작업을 생략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통상 샌드위치패널 시공에는 고정과 구조역할을 위해 하지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두 회사는 하지철물을 최소화하고 패널끼리 체결하는 것만으로도 벽을 시공할 수 있는 공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공기간를 기존보다 약 30% 단축하고 전체 공사비를 약 2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 개발에 참여한 에스와이 관계자는 "클린룸에 2시간 내화성능 샌드위치패널을 설치하면 고가 장비에 대한 화재보험료를 줄이고 시공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이 제품을 일반 다중이용시설의 실내벽체와 칸막이, 외벽 등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구상중"이라고 설명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