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앞으로 중화권 해외 주식 전문가의 기고를 연재합니다.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미국을 넘어 중국 등 아시아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기고를 맡은 우건 JK캐피털 매니저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라자드운용과 매뉴라이프운용 등을 거쳐 홍콩에 본사를 둔 프랑스계 헤지펀드인 JK캐피털에서 아시아 정보기술(IT) 및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투자 집행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hr style="margin: 25px 0px; border: 1px solid rgb(195, 195, 195); border-image: none; display: block !important;" />중국의 바이오로직 의약품 시장은 개화가 늦었다. 제품의 종류도 한국을 비롯한 선진 시장에 비해 적다. 시장규모도 인구 대비 아직까지 크지 않다.
시장 침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가격부담이 우선 거론된다. 바이오 항암제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경우 치료비용이 우리 돈으로 1000만원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의 의료 재정이 쓸데없는 분야에 낭비됐다는 데 있다. 중국 의료보험의 약품에 대한 지출 중 80%는 제너릭(복제약)이나 TCM(중의학 기반 약품) 제품에 쓰인다. 반면 오리지널이나 신기술로 개발된 의약품에 대한 지출은 20% 남짓에 그친다. 이는 질 좋은 의약품이 중국에서 사용되지 못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의약품을 평가하는 중국의 식약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다 새로 개발된 혁신 의약품을 빨리 중국시장에 들여오지 않는다. 오래된 제너릭이나 약효가 약한 의약품에 대해서는 20~30년 전에 정한 비싼 약가를 책정해 예산을 낭비해왔다.
그 결과 기술 경쟁력이 없지만 정부와 친한 제약사들은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는 시장구조가 형성됐다. 당연히 의약산업은 오랫동안 질적인 발전을 이룩하지 못했다. 이에 따른 피해는 결국 중국 국민 전체의 몫이 됐다.
2015년부터 다소 변화가 관찰되기 시작했다. 식약처의 장이 교체되면서 업체가 식약처 관계자나 의사들에게 뇌물을 주는 행위를 엄단하기 시작했다.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들에게 임상실험 기간 단축이나 해외 데이터를 중국에서 준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추진됐다. 또한 의료보험 수가에 대한 리뷰 프로세스를 매년 더 자주 실시하도록 바꿔 보다 많은 혁신 신약이 정부의 재정 지원 대상에 포함되도록 개선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는 분야가 바이오시밀러다. 이는 한국의 셀트리온이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제너릭을 출시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방식의 사업모델이다. 중국의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선두권에 있는 회사로는 헨리우스 바이오(2696 HK), 이노번트(1801 HK), 준시(1877 HK), 3S Bio(1530 HK) 등이 있다. 이들 중 헨리우스 바이오는 의약품의 시장성 대비 주식가치가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헨리우스는 중국 포선제약의 자회사다. 포선제약은 10여년 전부터 바이로로직 분야 공략을 위해 헨리우스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왔다. 지난해엔 로슈의 혈액암 치료제인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약품인 한리캉(HLX001)의 판매허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선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약품인 HLX002 판매허가를 받았다. 둘 다 중국 내에선 첫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다.
과거 셀트리온의 렘시마가 유럽시장에서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아 누렸던 시장점유율상 이점을 생각해 보면 헨리우스가 이번에 중국에서 첫 번째로 내놓은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잠재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로슈의 맙테라는 작년 중국에서만 4000억원 가량 판매고를 올렸다. 허셉틴의 중국 매출은 9000억원에 이른다. 두 약품 모두 매년 20~3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인들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트렌드를 고려하면 헨리우스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은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전망된다.
우건 JK캐피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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