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8일(현지시간)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며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한 뒤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논의했다”며 “이는 모든 한국인에게 밝은 미래를 가져오고 미·북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논의한 아이디어들은) 미국과 한국, 우리끼리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북한이 준비됐을 때 함께 논의하자는 데 우리는 여전히 열린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도 “비건 부장관과 주어진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이 상황을 관리하고, 북한과의 대화 속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과제를 이끌어갈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또 “최근 나눈 논의 중 가장 좋았다”며 “비건 부장관과 앞으로도 다양한 수단을 통해 계속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선 비건 부장관이 이날 언급한 ‘창의적 아이디어’ 중 하나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밝힌 종전 선언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노이·스톡홀름 노딜 협상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북한 유인책이 논의됐을 수 있다. 비건 부장관은 서해상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북한 피격 사망에 대해 “한국 국민과 미국에 깊은 충격을 준 사건”이라고만 언급했다.
이날 공개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북한의 석탄 밀수출과 불법 정유 수입이 지속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회원국은 올 들어 지난 5월 7일까지 최소 32척의 북한 선박이 석탄을 실어날랐고, 그 결과 최소 33차례의 석탄 밀수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제품 불법 수입 역시 3월 연례보고서, 작년 9월 중간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성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박 대 선박 환적은 물론 외국 국적의 선박을 이용한 직접 운송으로 제재 감시망을 피했다. 또 북한이 여섯 차례 핵실험 등을 통해 탄도미사일 탄두에 장착 가능한 소형화한 핵무기를 개발했을 수도 있다는 다수 회원국의 평가를 실었다.
이정호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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