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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美, 2023년까지 '제로 금리' 시사…Fed "경제상황 매우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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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향후 경제 상황이 매우 불투명하다”며 현행 제로 금리를 최소 2023년 말까지 유지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월 12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 매입을 수개월 더 이어가기로 했다.

Fed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공개한 성명에서 연 0~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또 완전고용으로 평가할 정도로 실업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기존 목표치(2%)를 일정 기간 완만하게 초과할 때까지 현행 금리를 유지한다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통화정책 안내)’를 제시했다.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에선 2023년 말까지 제로 금리가 유지될 것임을 내비쳤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17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Fed는 지난 6월 회의에선 제로 금리 유지 시기를 2022년까지로 잡았었다. Fed는 이번 회의에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3.7%로 예상했다. 6월 예상치(-6.5%)보다는 개선된 수치다.

Fed는 지난달 8.4%를 기록한 실업률이 올해 말 7.6%, 내년 말 5.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물가가 관리 목표치인 2%를 초과하더라도 일정 기간 이를 용인하는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했음을 재확인했다. 종전의 ‘2% 물가 목표’는 ‘장기간에 걸친 2% 물가 목표’로 바꿨다.

Fed가 이번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놓은 시점도 시장 예상보다 빠른 것이다. 시장에선 오는 11월 또는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변경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골드만삭스는 자사 고객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Fed의 금리정책 등은 당초 예상과 부합하지만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 시점이 빨랐다”며 “Fed 내에서 통화팽창 정책을 선호하는 ‘비둘기 시각’이 지배적이란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낼 때까지 기준금리를 매우 낮게 유지할 것이란 뜻”이라고 부연한 뒤 “당분간 포워드 가이던스에도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행한 재정확대 정책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가 올초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사람들이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완전한 경제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조재길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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