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사진)이 지난 3일 사내 방송에 등장해 한 직원의 사연을 소개했다. “집안 사정으로 이모집에서 자라며 이모를 엄마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모께 꼭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 사연은 사연을 보내면 음식을 보내주는 사내 이벤트인 ‘랜선 패밀리’에 접수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야외 활동과 외식이 어려워진 직원이 가족과 한 끼 식사를 즐기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경 사장은 방송에서 “당초 30명만 추첨하려고 했지만 접수된 사연 113개를 읽어 보니 가슴이 뭉클해져 모두에게 밀키트를 보냈다”고 말했다.
요즘 경 사장의 가장 큰 고민은 직원 기를 살리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때때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가 직원 의욕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회식, 대면 행사 등 기존 조직관리 방식은 코로나19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경 사장이 ‘직원 기 살리기’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배경이다. 그는 지난 5월 경영현황설명회에서 “좋은 회사는 고객뿐 아니라 직원이 회사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 고민하는 회사”라며 “임직원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디자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랜선 패밀리 행사뿐만이 아니다. 추첨을 통해 건강용품과 휴가비 등을 지원하는 ‘럭키볼 이벤트’, 점심시간을 활용해 직원 사연과 노래를 틀어주는 음악방송 등이 경 사장 지시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는 지난 2월 말부터 매주 목요일 ‘썰톡’이라는 사내 온라인 방송도 진행하고 있다. 방송 채팅창에 무엇이든 질문하면 경 사장이 답해준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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