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주정을 하는 50대 아들의 머리를 술병으로 때리고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노모의 선고공판이 또 연기됐다. 재판부가 어머니의 살인 혐의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다.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표극창)는 22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76·여)의 선고공판에서 "재판을 속행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 7월에도 "고령에 왜소한 체구의 피고인이 정말 아들을 죽인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선고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재판부의 의구심은 법정 '현장검증'으로 확대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들을 살해했다는 주장이 와 닿지 않는다"면서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법정에서 해본 일은 없지만 현장검증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법원 직원을 피실험자로 수건을 준비해 피실험자가 기도질식을 느낄 수 있는지, 반항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확인해보겠다는 설명이다.
A 씨에 대한 현장검증은 오는 24일 오후 2시 인천지법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A 씨는 지난 4월21일 0시57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 자택에서 술에 취한 아들 B 씨(50)의 머리를 술병으로 때리고 수건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범행 직후 112에 직접 전화해 "아들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고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아들이 술에 의존해 행패를 부려 숨지게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