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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팔아 10원 남는다"…'우후죽순' 마스크 공장 잇단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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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산업단지 인근에서 덴탈마스크를 제조하는 A사가 최근 매물로 나왔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마스크 제조 설비를 들여와 가동에 들어갔지만 최근 한 달째 휴업 상태다. 이 회사 대표는 “마스크 사업은 절대로 안 망한다는 소식에 2금융권에서 대출받고, 중국 측에서 설비까지 구해 공장을 지었는데 최근 매출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마스크 공장을 운영하는 B사 사장은 “국내 3대 산단으로 불리는 시화·반월·남동산단을 비롯해 경기 양주, 평택, 화성, 포천과 충북 음성 등 전국 곳곳에서 마스크 생산을 접었다는 업체들의 소식이 들린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노려 우후죽순 생겨난 중소 마스크 생산공장의 휴업과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 마스크 공장 1000곳 넘어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마스크 생산업체는 지난 1월 말 137개에서 8월 말 396개로 2.9배 증가했다. 보건용·수술용·비말차단용 마스크 품목도 1월 말 1012개에서 2179개로 2.2배 늘었다. 9월 둘째주(9월 7~13일) 생산한 마스크 물량만 2억7311만 개에 달한다. 보건용 마스크는 평일 하루 평균 2984만 개,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1358만 개 생산됐다.

하지만 이 통계는 ‘의약외품’으로 식약처 인증을 받은 마스크로 한정한 수치다. 산업단지 공장설립정보망(팩토리온)에 따르면 국내 마스크 공장은 지난 2월 380개에서 8월 말 1090개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 산업단지 관계자는 “경기 지역 마스크 공장이 지난 3월 세 곳에 불과했는데 현재 100곳이 넘는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기존 부품공장을 접고 마스크 시장에 뛰어든 중소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마스크 공급량은 수요의 2배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국민이 하루 한 개 마스크를 쓴다고 해도 하루 수요는 3000만 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식약처 미인증 업체를 포함하면 하루 평균 생산량은 8000만~9000만 개에 이른다.
“수요대비 생산 2배 이상”
식약처는 인증받은 마스크 업체 중 올해 폐업한 곳은 두 곳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인증 마스크 생산업체를 감안하면 실제로 폐업하거나 휴업에 들어간 곳은 수십 군데에 달한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마스크 생산공장이 위기에 빠진 원인 중 하나는 부직포와 멜트블론(MB) 필터 등 국산 원·부자재 공급이 막혔기 때문이다. 국내 마스크용 부직포 시장은 일본계 화학소재 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가 60%, 유진그룹 산하 한일합섬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MB필터의 경우 크린앤사이언스, 3M, 웰크론 등 10여 곳이 골고루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생산하는 물량은 대부분 기존 거래하던 마스크 생산업체의 몫이다. 올 들어 새로 마스크 제조에 뛰어든 업체는 국산 부직포와 MB필터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중국산 원·부자재를 수입하기엔 ‘품질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에 있는 한 마스크 제조업체 대표는 “중국산 부직포는 포장 불량으로 냄새가 좋지 않은 사례가 많고, 일부에선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건도 있어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공적 마스크 제도가 폐지되면서 1500원에 팔리던 식약처 인증 마스크가 최근 700~900원대에 판매되는 점도 영세업체엔 부담이다. 한 마스크업체 영업 담당자는 “마스크 공급 과잉에 최저임금 상승 등 인건비 부담으로 마스크 한 개를 팔아도 남는 돈이 10~50원 수준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 공장을 세운 업체는 고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중국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것도 악재다. 한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재고로 쌓인 엄청난 물량의 비의료용 덴탈마스크가 국내에 공급되고 있고, 관련 설비도 헐값에 들어오기 시작해 영세 마스크 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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