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이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 기록 경신을 코앞에 두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 부처 수장 자리를 3년 넘게 지켜왔다.
기존 최장수 장관인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이 2008년 2월29일부터 2011년 6월1일까지 약 3년3개월(1189일) 재직한 것과 관련, 2017년 6월23일 취임한 김현미 장관은 이달 23일이면 정종환 전 장관과 재임 기간이 같아지고 그 이후에는 더 길어진다.
국토부는 지금까지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며 다주택자 등 투기세력과의 전면전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후한 점수는 얻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 규제가 완성되고, 수도권 주택공급 방안 발표 등으로 오르던 집값 상승세가 일단 한풀 꺾인 모양새여서 김현미 장관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리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2017년 6월 취임식에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띄워놓고 다주택자의 투기로 강남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역설, 부동산 투기세력에 대한 강력대응 방침을 선포했다.
이후 취임 두 달 만인 8월 투기과역지구를 부활시키는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했고, 이듬해 9·13 대책과 지난해 12·16 대책 등을 이어가며 청약은 물론 대출과 세제 등 전방위 규제에 나섰다.
수도권 집값은 부동산 대책으로 잠시 안정화되는 것 같다가 다시 고개 들기를 반복했고,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김현미 장관이 취임한 2017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5.71% 올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KB 주택가격동향 자로를 토대로 서울 아파트값이 문재인 정부 들어 52% 넘게 올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현미 장관을 두고 6·17 대책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해 12·16 대책으로 수도권 집값이 안정세를 찾았지만 일부 비규제 지역에서 청약시장이 과열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국토부는 풍선효과를 막겠다며 6·17 대책을 내놨다.
이로 인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고, 인천과 대전 등지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서민 거주지역도 갑자기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후폭풍이 거셌다.
김현미 장관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지시를 받아 7·10 대책과 8·4 공급대책을 다시 내놨고, 이후 집값의 급격한 상승세는 꺾인 모양새다.
강화된 종부세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의 영향으로 '패닉바잉'이 해소되고 집값이 안정화될지 지켜봐야 할 상황이지만 김현미 장관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국토부 장관직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김현미 장관을 두고, 집값이 안정되는 모습을 본 후에야 장관직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과 지난해 장관직을 내려놓고 올해 총선에 나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공존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