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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의 온라인 서비스' 꿈꾼 넥슨…첫 게임 '바람의 나라'부터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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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은 올해 처음으로 매출 3조원 달성을 노리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 최초로 글로벌 10대 게임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실적이다. 넥슨이 설립된 1994년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하지만 넥슨이라는 사명(社名)에는 처음부터 큰 비전이 담겨 있었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사진)가 창업의 뜻을 품기 시작한 것은 KAIST의 전산학 석사 과정 재학 시절부터였다. 당시 그는 전길남 KAIST 전산학과 교수의 연구실에서 공부했다. 전 교수는 ‘대한민국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린다. 전 교수가 주도해 1982년 서울대와 한국전자기술연구소(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사이에 국내 처음으로 인터넷 시스템이 구축됐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당시 전 교수의 연구실만큼 인터넷 환경이 좋은 곳을 국내에서 찾기 어려웠다.

김 대표는 그때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무궁무진한 인터넷 세계에서 게임의 가능성을 봤다. 김 대표와 송 대표는 서울대 학부(컴퓨터공학과) 새내기 시절부터 KAIST 대학원까지 함께 공부한 둘도 없는 ‘절친’이었다. 두 사람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다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 대표는 대학원 박사 과정에 진학했지만 학업보다 창업에 대한 꿈이 더 컸다. 공부를 그만두고 1994년 넥슨을 설립했다. 사무실은 서울 역삼역 근처 오피스텔에 마련했다. 송 대표, 유정현 NXC 감사 등 창업 멤버들과 사명을 정했다. 짧은 영어 단어, 발음하기 편할 것, 듣기 편한 단어 등을 사명의 기준으로 삼았다. 결국 김 대표가 제안한 넥슨으로 결정됐다. ‘다음 세대의 온라인 서비스(next generation online service)’라는 뜻을 담았다.

넥슨이 1996년 내놓은 첫 게임 ‘바람의 나라’는 사명에 걸맞은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 최초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이었다. 처음에는 기술력이 부족해 동시 접속하는 이용자가 50명만 넘어도 서버가 멈췄다. 하지만 1999년에는 동시접속자 수 12만 명을 돌파하며 넥슨의 연매출 100억원대 시대를 연 게임이 됐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즐기는 ‘바람의 나라’는 2011년 세계 최장수 그래픽 기반 상용화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넥슨은 2011년 크게 도약했다. 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다. 일본 증시 상장을 택한 건 게임사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가 한국보다 후했기 때문이다. 자금을 더 유치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일본 상장 과정에서 넥슨이라는 사명은 일본법인에 넘어갔다. 넥슨은 2005년 넥슨을 투자 부문인 넥슨홀딩스와 게임 사업 부문인 넥슨으로 분할했다. 넥슨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했다. 이후 설립된 넥슨홀딩스의 자회사 넥슨재팬은 일본 상장을 앞두고 넥슨으로 변경됐다. 넥슨홀딩스는 NXC로 바뀌었다. NXC는 ‘Nexon corporation’과 ‘Nexon culture’라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 넥슨재팬 이전에 넥슨을 사명으로 썼던 한국법인은 넥슨코리아로 변경됐다. 넥슨코리아는 올해 7월 사명의 비전을 담았던 첫 게임 ‘바람의 나라’를 모바일 버전으로 제작한 ‘바람의 나라: 연’을 내놨다. 이 게임 역시 인기몰이에 성공해 지금도(18일 구글 앱 장터 기준)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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