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은 11일 경찰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탈북민 여성이 피해를 호소하기 위해 찾은 탈북단체 대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언급하며 "탈북민에 대한 사회 시스템의 공백이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군과 경찰 그리고 탈북 단체 대표까지 탈북 여성 성범죄의 가해자였다"며 "시민을 지킬 공권력의 사명은 무너졌고, 자유를 부르짖는 시민 사회의 본분도 깨졌다. 과연 탈북 여성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조국일까 자문하니 자괴감만 든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가장 분노스러운 점은 성범죄도 약자에 더 악랄하다는 것"이라며 "약자니까 범죄를 저질러도 괜찮겠지라는 가해자의 인식이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이어 시스템의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하나원의 성폭력 등과 관련된 수업은 모두 합쳐 7시간에 불과하고 이중 범죄피해 예방 교육은 2시간뿐"이라며 "여성가족부와 통일부가 운영 중인 상담센터나 공익변호사에 대한 탈북민들의 인식도 냉소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육과 제도로 탈북 여성들의 인식을 바꿔내야 하지만 이조차도 잘 되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재난도 범죄도 약자에게 더 가혹하고 비열하게 다가간다"며 "이번 사건을 성범죄로만 볼 게 아니라 탈북민에 대한 사회 시스템의 공백이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