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하던 미국 증시가 주춤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형 뉴딜 등 정책 동력이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돼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28.44포인트 상승한 2396.69에 장을 마쳤다. 전주보다 1.2% 오른 수치다. 코스닥지수도 2.58% 상승했다.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7,665.64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주보다 1.66% 내린 수준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도 2.5%, 나스닥 지수도 4.06% 하락했다.
질주하던 미국 증시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한국형 뉴딜이라는 정책 동력이 있다. 정부는 이달 초 20조원 규모의 국민 참여형 뉴딜펀드를 새로 만들고, 한국판 뉴딜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일반 국민도 참여할 수 있고 정부와 정책금융기관 출자를 통해 투자 위험을 줄였다. △그린스마트스쿨 △수소충전소 △수소·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데이터센터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시설 등이 주요 투자처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100조원, 5대 금융지주가 70조원을 공급한다. 해당 자금은 한국판 뉴딜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대출 등의 방식으로 지원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5차 경기부양책 부결 등의 영향으로 주춤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증시는 뉴딜펀드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 정책 모멘텀이 증시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국내 IT주(株)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로 미국 기술을 사용해 만든 반도체에 대해 오는 15일부터 공급을 금지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중 분쟁으로 화웨이 부품 수급이 막힌 자리를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가 대신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에 삼성전자는 지난주에만 6.1% 상승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현물 가격 상승, 미국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 등이 국내 IT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 주도군이 주춤해 투자자들의 IT주에 대한 관심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코스피가 2400선에서 주춤하고 있는 만큼 최근 관심 받고 있는 IT관련주와 K-뉴딜 관련주를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IT하드웨어 그린뉴딜주 디지털뉴딜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이슈로는 17일 새벽(한국시간)에 결과가 발표될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있다. 16일엔 일본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도 열릴 예정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미국을 제외한 중앙은행들이 어떤 경로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사하는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FOMC에선 경기전망 뿐 아니라 물가 목표제 변경 구체화에 투자자들 관심이 쏠릴 전망"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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